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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Sep 22. 2023

65) 吟七夕(음칠석) / 칠석에 읊다

漢詩習作 (230818)

吟七夕(음칠석) / 칠석에 읊다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銀河七夕別離天

은하칠석별리천

○○●●●○◎

칠석의 은하수는 이별의 하늘인데


牽織相逢烏鵲緣

견직상봉오작연

○●○○○●◎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까막까치가 연을 이었네.


在遠暫遭悲愴事

재원잠조비창사

●●○○○●●

멀리 있으면서 잠깐  만남은 슬픈 일이니


從前哀愛感尤憐

종전애애감우련

○○○●●○◎

종전의 슬픈 사랑이 더욱 가련하게 느껴진다.

이 시는 7월 칠석(七夕)을 앞두고, 어릴 때 들었던 견우(牽牛)와 직녀(織女)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엮어 보았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하(河)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된 천(天), 연(緣), 련(憐)으로 선운목(先韻目)이다.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은 충족하고, 승구(承句)의 1번 자인 견(牽) 자와 결구(結句)의 3번 자인 애(哀) 자를 평측(平仄) 변화시켰다. 시어(詩語) 중에서 어려운 낱말은 별로 없다. 견직(牽織)은 견우(牽牛)와 직녀(織女)를 시의 글자 수에 맞추기 위해서 한 글자로 줄인 것이다. 시에서 유명한 사람의 이름이나 호(號) 등을 시의 평측이나 시어의 수에 맞추어 이렇게 줄이기도 한다.

어릴 때 여름에 마당 귀퉁이에 모깃불을 피워 놓고, 앞마당에 멍석을 깔고 누워서 밤하늘을 쳐다보곤 했다. 누워서 옥수수를 먹으면서 집안의 어른들이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듣다가 스르르 잠이 들기도 했다. 그때 들은 칠월 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전설이다. 세상의 모든 까마귀와 까치가 하늘로 날아올라 은하수에 모여 다리를 만들면 견우와 직녀가 그들의 머리와 몸통을 밟고 은하수를 건너 상봉한다고 했다. 그러고 돌아오는 까마귀와 까치의 머리가 벗어졌다고 했다. 머리가 벗어지지 않은 까치나 까마귀가 보이면 이놈들은 견우직녀 만나는데 협조를 하지 않았다고 돌멩이를 던져서 혼을 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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