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16. 벨로라도의 손발 프린팅(7/26)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할리우드 따라 하기?

by 금삿갓

L.A에 있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는 유명한 은막 스타들의 별과 손발의 프린팅이 설치되어 있다. 이 ‘명예의 거리(Walk of Fame)’는 할리우드대로(Hollywood Blvd.) 길바닥을 따라 약 2,700개가 넘는 별들이 새겨진 설치물이다. 이곳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 배우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인 필립 안(Philip Ahn)이 유일무이하다. 1935년부터 1978년 사이 180편 이상의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에 출연한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 가운데 가장 인지도가 높고 많은 작품에 출연한 캐릭터 배우 중 한 명이다. 이 명예의 거리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60년 2월이다. 그 후 지금까지 이곳에 별과 이름이 새겨진 아시아계 배우는 필립 안(Philip Ahn)을 포함하여 전설의 배우 브루스 리(Bruce Lee), 홍콩 액션 배우 재키 챈(Jackie Chan : 성룡)등을 비롯하여 총 19명이란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외에 맨즈 차이니스 극장(Mann’s Chinese Theater) 앞마당의 시멘트 보도블록은 유명인의 손자국과 발자국 프린팅으로 유명하다. 찰리 채플린, 매릴린 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 소피아 로렌, 프랭크 시나트라, 알 파치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로빈 윌리엄스, 실베스터 스탤론, 톰 행크스, 맷 데이먼 등 할리우드의 전설적이고 미국을 대표하는 배우 200여 명의 손과 발 프린팅이 맨즈 차이니즈 극장 앞 바닥에 찍혀 있는 것이다. 한국의 이병헌과 안성기의 손발 프린팅도 있어서 이곳을 찾았을 때 이리 한국인의 긍지를 느끼게 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 순례길에서 만난 조그만 도시 벨로라도에서 할리우드와 비슷한 손발 프린팅을 한 철판들이 도로에 박혀 있어서 L.A의 할리우드를 잠시 생각나게 하였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파블로 코엘료의 <순례자> 덕분에 전 세계에 붐을 일으켰고, 미국인들에게 영향을 준 것은 이외에도 영화 <The Way> 일 것이다. 이 영화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로드무비이다. 아들 다니엘(감독 겸 주연 에밀리로 에스테베즈)은 아버지 톰(마틴 쉰)과 같이 까미노 순례길 동행을 원했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의사 생활을 장기간 그만두고 싶지 않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혼자 순례 여행을 떠난 아들이 사고로 사망을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들의 유품을 찾기 위해 프랑스 생장 삐에드 뽀르에 도착한 아버지(마틴 쉰)는 아들의 유해를 들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들의 유해를 군데군데 뿌리곤 한다. 처음 겪는 불편한 잠자리와 피곤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먹는 걸 좋아하면서 살 빼기 위해 까미노를 걷는 네덜란드 사람도 만나고, 담배를 입에 물고 다니는 까칠한 여자도 만나고, 글 쓸 소재를 못 찾는 인기 없는 작가도 만난다. 그렇게 만난 네 명이 같이 길을 걷기 시작한다. 각자가 살아온 인생, 까미노를 걷는 목적, 생각, 철학이 다르지만 길을 걸으며 그들은 소통하고, 같이 느끼고, 아픔을 치유하는 여정을 하는 것이다. 조선 과객 금삿갓이 쓰는 이 글의 제목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다 나오는 것이다. 그 영화의 감독과 주연인 에밀리로 에스테베즈(Emilio Estevez)와 주연인 마틴 쉰(Marti Sheen)의 손발 프린팅도 이 벨로라도에 있다


<영화 The Way 국제 예고편>

이곳 벨로라도 출신인 세계적인 식물학자 히폴리토 루이즈 로페스(Hipólito Ruiz López : 1754~1816)의 프린팅도 있다. 그는 1777년부터 1788년까지 카를로스 3세의 원정 기간 동안 페루와 칠레의 식물군을 연구한 스페인 식물학자였다. 그는 페루의 식물에 대한 연구 공로로 칭송되고 있다. 라이문도 데 미겔 이 나바스(Raimundo de Miguel y Navas : 1816~1878)도 이곳 출신으로 라틴어학자이자 시인 문학가로 이름을 떨친 사람이다. 아무튼 이곳 벨로라도 출신 중에서 각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냈거나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공헌을 한 사람들의 손과 발의 프린팅을 많이 해 놓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15. 아름다운 벨로라도에서(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