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까스뜨로헤리스 마을(7/29)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중세 성곽의 마을

by 금삿갓

온타나스(Hontanas)에서 9Km를 걸어오면 넓은 평원 위에 언덕처럼 보이는 산자락이 나온다. 이 산자락 위에 오래되어 다 허물어져 가는 성곽이 보인다. 이 성곽은 로마시대에 축성되었다가 그 후에 추가로 성채를 지었으나 그것 조차도 지금은 거의 폐허에 가깝도록 방치되고 있었다. 이 오래된 성채를 지나서 언덕을 내려가면 만나는 마을이 바로 까스뜨로헤리스(Castrojeriz) 마을이다. 이 마을은 중세 성곽의 흔적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도시의 형태는 산티아고 길을 따라서 길게 뻗어 있다. 대부분 허물어지고 얼마 남지 않은 성벽 안에는 오래된 유적과 수도원, 성당, 병원 저택 등 오랜 세월을 지탱해 온 건축물들이 있다. 이 마을에는 그 규모에 비해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가 8개로 굉장히 많다. 여기 알베르게 오리온(Orion Albergue)을 한국 사람이 운영하며, 저녁식사를 비빔밥으로 준다는 소문이 있다. 김치와 소주도 판단다. 하지만 조선 과객 금삿갓이 동가식(東家食) 서가숙(西家宿)하는데 이골이 났는데 한 끼의 한식 유혹에 넘어갈쏘냐.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걸어야지. 오늘의 목표량을 채워야지. 오리온 알베르게 근처도 가지 않고 저쪽으로 돌아서 갔다. 순례길을 지나오면서 산등성이에 있는 폐허의 성곽에 들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오늘의 계획된 거리가 그리 짧지 않은 관계로 포기하고 만다.

이 마을의 전설에 따르면 옛날 산티아고 성인이 백마를 타고 이 마을의 성에서 나와서 가던 중에 길옆의 사과나무 둥치에서 성모상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때 발견한 성모상을 까스뜨로헤리스 마을의 만사노 부속 성당에 모셨다고 한다. 이 성모상은 현명왕 알폰소 10세가 지은 ‘산따 마리아의 노래’(Cantigas de Santa Maria)의 주인공이 되었다.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는 만사노 부속 성당을 짓는 공사를 하던 중, 석공이 추락하고 돌과 대들보가 떨어지는 등 여러 사고가 생겼는데 그때마다 성모가 나타나 이들을 구해주었다고 한다.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이 마을에 있는 산따 마리아 델 만사노 부속 성당(Colegiata de Santa Maria del Manzano)이다.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만들어진 건축물로 13세기의 현관, 15세기의 유리 세공품, 13세기의 돌로 만든 채색 성모상 등이 남아 있다. 또 산또 도밍고 교구 성당(Iglesia Parroquial de Santo Domingo)도 있다. 13세기부터의 금은, 상아 세공품과 회화, 조각 작품 그리고 16세기의 아름다운 태피스트리를 감상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교한 세공품들이 아직도 잘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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