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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Feb 08. 2024

82) 甲辰元朝吟(갑진원조음) / 갑진년 설날 아침

漢詩習作 (240207)

甲辰元朝吟(갑진원조음) / 갑진년 설날 아침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甲辰元旦氣回陽

갑진원단기회양

●○○●●○◎

갑진년 설날 아침 양기가 돌아오니


富貴平康願滿堂

부귀평강원만당

●●○○●●◎

부귀와 평강이 집안 가득하길 바라네.


孰可知生凶吉運

숙가지생흉길운

●●○○○●●

누가 삶의 길흉 운수를 알 수 있을까


吾辜不改啻望祥

오고불개시망상

○○●●●○◎

나의 허물 안 고치고 상서로움만 바랄 뿐이지.

세월은 느린 듯 빨리 흘러 다시 갑진년(甲辰年)의 설날이 다가왔다. 이룬 것 없이 한 해를 헛되이 보낸 것 같은 아쉬움이 있지만 설날을 맞으면 누구나 다시 새로운 다짐을 하고, 복된 한 해를 기원해 보곤 한다. 이 시는 설날 아침에 이런 우리네 서민(庶民)의 정서를 표현해 본 것이다. 세배를 하고, 조상께 차례를 올리고, 서로 덕담을 하는 명절이지만 옛날의 설날 같지 않은 것이 요즘 세태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 2번 자인 진(辰)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양(陽), 당(堂), 상(祥)으로 양운목(陽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기구(起句)의 1번 자인 갑(甲) 자만 평측을 변경하였고, 나머지 모든 구는 평측(平仄)의 전범(典範)을 지켰다. 어려운 시어는 별로 없다. 원단(元旦)은 설날 아침이다. 회양(回陽)은 양기를 회복하는 것이다. 평강(平康)은 편안이다. 고(辜)는 허물이다. 무고(無辜)하게 벌을 받았다고 한다. 시(啻)는 ~뿐이란 뜻이다. 설날을 맞아 가내의 평안과 만복을 기원하지만, 누구나 인생의 길흉화복을 명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복을 빌기만 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의 허물을 고쳐 바른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한 자세가 아닐까 하는 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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