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이다. 이제 얼음과 눈이 녹아 비와 물이 되는 절기이니 봄의 문턱에 당도한 것이다. 멀리 남녘에서는 이른 매화의 화신(花信)도 들린다. 이런 우수를 맞은 감회를 읊어 본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 2번 자인 수(水)가 측성(側聲)이라서 측기식(側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공(空), 풍(風), 풍(豊)으로 동운목(東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모든 구에 평측(平仄)의 전범(典範)을 지켰다. 어려운 시어는 별로 없다. 봄이 되니 겨울 철새인 기러기들은 다시 추운 지방으로 날아서 돌아가게 된다. 기역자 모양으로 줄을 서서 날아가는 것이다. 이때 마침 봄바람이 동남풍이 불어주면 그들의 날개 짓에 순풍이 되어 한결 수월할 것이다. 지난 초겨울에 북쪽에서 내려올 때도 북풍의 순풍을 받고 왔으리라. 봄이 되면 농부들은 논밭을 갈아서 곡식을 뿌려야 하는데 이것이야 말로 농부의 최적의 일임에 틀림없다. 농부가 봄과 여름 계절에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 가을에 풍성한 추수의 풍년을 기다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