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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Feb 24. 2024

83) 雨水吟(우수음) / 우수에 읊다

漢詩習作 (240207)

雨水吟(우수음) / 우수에 읊다

 - 금삿갓 芸史(운사) 금동수(琴東秀) 拙句(졸구)


雨水群鴻列碧空

우수군홍열벽공

●●○○●●◎

우수에 기러기 무리 푸른 하늘에 줄 서고,


東南此際起春風

동남차제기춘풍

○○●●●○◎

동남쪽에서 때마침 봄바람이 일어나네.


耕田最適農夫事

경전최적농부사

○○●●○○●

논밭 갈이는 농부의 최적의 일인데


不播良苗孰冀豊

불파양묘숙기풍

●●○○●●◎

좋은 모종 심지 않고 누가 풍년 바랄까.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이다. 이제 얼음과 눈이 녹아 비와 물이 되는 절기이니 봄의 문턱에 당도한 것이다. 멀리 남녘에서는 이른 매화의 화신(花信)도 들린다. 이런 우수를 맞은 감회를 읊어 본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 2번 자인 수(水)가 측성(側聲)이라서 측기식(側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공(空), 풍(風), 풍(豊)으로 동운목(東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모든 구에 평측(平仄)의 전범(典範)을 지켰다. 어려운 시어는 별로 없다. 봄이 되니 겨울 철새인 기러기들은 다시 추운 지방으로 날아서 돌아가게 된다. 기역자 모양으로 줄을 서서 날아가는 것이다. 이때 마침 봄바람이 동남풍이 불어주면 그들의 날개 짓에 순풍이 되어 한결 수월할 것이다. 지난 초겨울에 북쪽에서 내려올 때도 북풍의 순풍을 받고 왔으리라. 봄이 되면 농부들은 논밭을 갈아서 곡식을 뿌려야 하는데 이것이야 말로 농부의 최적의 일임에 틀림없다. 농부가 봄과 여름 계절에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 가을에 풍성한 추수의 풍년을 기다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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