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흘러 우수(雨水)와 경칩(驚蟄)을 지났다. 대동강물이 풀리고, 겨울잠을 자던 모든 동물들도 기지개를 켜고 깨어나는 계절이다. 아파트 정원에 있는 산수유(山茱萸)가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개구리도 물밑이나 바위 밑에서 긴 겨울잠을 자고 나와서 짝짓기를 하려고 열심히 짝을 찾느라 울어댄다. 이 시는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품은 소회를 읊은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 2번 자인 명(鳴)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평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농(濃), 동(冬), 당(塘)으로 동운목(冬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모든 구에 평측(平仄)의 전범(典範)을 지켰다.
어려운 시어는 별로 없다. 와명(蛙鳴)은 개구리울음이다. 막질(莫叱)은 질책하지 마라 즉 꾸짖지 말라는 것이다. 계칩(啓蟄)은 경칩(驚蟄)과 비슷한 말이다.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마당 앞의 논에서 개구리가 울어대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어스름하게 저물어갈 때 저녁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다. 원근에서 봄이 오니 모두 반기는데, 오히려 가버린 겨울이 그리운 구석도 있는 것이다. 혹독했던 담임 선생님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처럼. 개구리 소리가 시끄럽고 듣기 싫다고 돌을 던지거나 훼방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도 짝짓기를 해서 번을 해야 하니까. 더구나 경칩이 된 것을 알고 잠에서 깨어나 몇 개월 만에 연못 주변에서 봄을 처음으로 만끽하니 봐줄 만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