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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r 13. 2024

85) 今迎夾鍾(금영협종) / 지금 2월을 맞아

漢詩習作 (240212)

今迎夾鍾(금영합종) / 지금 이월을 맞아

 - 금삿갓 운사(芸史) 금동수(琴東秀) 졸구(拙句)


夾鍾漂母倥春江

협종표모공춘강

●○●●●○◎

이월에 빨래 아낙 봄 강에서 바쁘고


水影天光反映窓

수영천광반영창

●●○○●●◎

물 그림자 하늘빛 창문에 비치네.


欲見楊絲揮送雁

욕견양사휘송안

●●○○○●●

실버들 휘두르며 기러기 송별 보렸더니


冬賓旣別鴨殘雙

동빈기별압잔쌍

○○●●●○◎

겨울 손님은 이미 떠나고 오리만 쌍으로 남았네.

이 시는 절기상 음력 이월을 맞아서 비로소 완연한 봄의 길목에 들어선 감회를 읊은 것이다. 옛 선조들은 봄이 오면 우선 겨우내 입고 덮었던 겨울옷과 두꺼운 이불 빨래를 냇가에서 하던 풍습이 있었다. 동네 아낙들이 냇가에 모여 커다란 가마솥을 걸고 이불 홑청 등 겨울 옷을 삶아서 빨래 방망이로 두드려 빨곤 하던 모습이 어릴 때 기억이다. 이 시기에는 겨울 철새인 기러기도 북쪽으로 돌아가고, 남쪽에서 여름 철새인 제비가 날아오기 시작한다. 냇가의 수양버들은 연초록의 잎새를 내밀면서 불어오는 봄바람에 삼단 같은 머릿결을 일렁이며 춤을 춘다.

이 시는 기구(起句) 2번 자인 종(鍾)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평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강(江), 창(窓), 쌍(雙)으로 강운목(江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기구(起句)의 첫 단어 협종(夾鍾)은 명사라서 1번자 협(夾) 자만 평측(平仄)을 변화시켰고, 나머지는 모두 전범(典範)을 지켰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다음과 같다. 협종(夾鍾)은 동양음악 12율의 4번째 음을 이르는 용어인데, 1년이 12 달이므로 이 순서를 달력에 적용하면 2월에 해당되므로 시작(詩作)에서 2월을 지칭한다. 4번째가 왜 2월이냐 하면 옛날에는 일 년의 시작을 동짓달부터 기산 하였기 때문이다. 동짓달, 섣달, 정원, 2월로 네 번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표모(漂母)는 빨래하는 여인이다. 공(倥)은 괴롭다, 바쁘다는 듯인데 사실 찬물에 빨래를 하는 일이라 괴롭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으나, 자기의 직분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므로 괴롭기보다 바쁨으로 표현했다. 양사(楊絲)는 버들가지가 실처럼 늘어진 모양을 나타냈다. 옛날부터 이별할 때는 버들가지를 꺾어서 이별했으므로 버들을 떠나 기러기와 이별의 상징으로 활용했다. 동빈(冬賓)은 겨울 손님으로 겨울 철새인 기러기를 지칭한다. 참고로 오리 중에 청둥오리는 철새이지만 대부분 오리가 텃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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