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춘분이 되어 남녘에는 목련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벌써 한 잎 두 잎 꽃잎이 떨어진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서울은 양지바른 아파트 화단에 있는 목련들만 창문의 반사열을 받은 덕분인지 그 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마치 우아한 우리 누님의 모습 같은 백목련과 자목련(紫木蓮)이 서로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봄바람에 흔들거리니 미녀들의 경염(競艶) 대회 같이 느껴진다. 목련화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꽃나무 중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나무란다. 백악기(白堊紀) 후기부터 지금까지 종이 변하지 않고 살아남은 것이라니 대단한 나무이다. 전설에 따르면 백목련은 옥황상제(玉皇上帝)의 딸인 공주의 죽은 화신이란다. 공주는 옥황상제가 골라준 사윗감이 싫다고 북쪽 바다의 신에게 도망을 갔으나 그가 벌써 유부남이라서 실망하여 바다에 몸을 던져 죽었다. 바다의 신이 이걸 늦게 알고 자기 부인을 죽이고, 두 사람의 시신을 수습하여 따로따로 무덤을 만들자 공주의 무덤에서 백목련, 부인의 무덤에서 자목련이 자라나서 피었단다. 슬픈 전설의 꽃이다.
이 시의 기구(起句) 2번 자인 분(分)은 평측이 두 가지이다. 나눌 분(分)으로 쓰일 대는 평성(平聲)이고, 신분 분(分) 일 경우에는 측성(仄聲)이다. 여기서는 춘분(春分) 즉 봄을 중간에 나누는 절기로 쓰이므로 평성(平聲)이다. 입춘부터 입하까지의 기간의 중간이 춘분이다. 따라서 평기식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지(枝), 자(姿), 지(知)로 지운목(支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결구(結句)의 1번 자 혹(或) 자만 평측(平仄)을 변화시켰고, 나머지는 모두 전범(典範)을 지켰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다. 경염(競艶)은 아름다움을 겨루는 것이다. 혹위(或萎)는 혹시 시드는 것이다. 조락(早落)은 일찍 떨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