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온 누리에 봄이 완연한 정취를 읊은 것이다. 봄이 오니 산과 들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서 서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강남 갔던 제비는 다시 찾아와 세 계절을 지낼 보금자리를 꾸미기에 바쁘다. 열심히 진흙을 물어 와서 처마 밑에 그들만의 건축술로 집을 짓는 것이다. 동남아의 금사연(金絲燕)이라는 바다제비는 해조류를 물어 와서 자기의 타액을 발라서 집을 지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이 제비집(연와 : 燕窩)을 최고 고급 요리 재료로 사용하였으며, 청나라 건륭제(乾隆帝)는 이를 장복(長服)하여 88세까지 장수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한국의 제비는 진흙으로 지으니 그런 목적으로 별로다.
제비는 철새이므로 빨리 집을 지어야 짝을 지어 알을 낳고 부화시켜 비행술과 먹이 포획술을 전수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봄은 많은 동식물들의 짝짓기 계절이다. 따라서 버들가지도 꽃을 피워서 수정된 버들솜을 바람에 날려 멀리멀리 자기의 종자를 퍼뜨리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금삿갓도 인연의 끈을 생각하며 객기(客氣)를 부려보았다. 버들 솜을 바람에 실어 그대에게 보내서 꿈에서나마 그대와 함께 외올실을 짜고 싶은 것이다. 외올실은 기실(其實) 핑계이고 인연의 끈을 맺어 보고자 하는 뜻이다. 외올실이 인연의 끈으로 작용하는 은유(隱喩)의 산물인 것이다.
이 시의 기구(起句) 2번 자인 하(下)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화(花), 가(家), 사(紗)로 마운목(麻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기구(起句)의 1번 자인 천(天), 승구(承句)의 3번 자인 쌍(雙) 자의 평측(平仄)을 변화시켰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다. 함니(銜泥)는 진흙을 무는 것이다. 류서(柳絮)는 버들강아지 꽃이 펴서 질 때 생기는 솜 같은 모양의 포자를 말한다. 몽리(夢裏)는 꿈속이다. 사(紗)는 비단이라는 뜻도 있고 한 올의 실이라는 뜻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