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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Apr 02. 2024

88) 寒食(한식)

漢詩習作 (240402)

寒食(한식)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寒食鵑花讚介先

한식견화찬개선

○●○○●●◎

한식에 진달래꽃 개자추를 먼저 기리고


霏霏暮雨叱炊煙

비비모우질취연

○○●●●○◎

부슬부슬 저녁 비는 밥 짓는 연기 꾸짖네.


爲何割股貪功忌

위하할고탐공기

●○●●○○●

무얼 위해 허벅지 벤 공적을 탐하길 꺼렸나


無慾丹心感應天

무욕단심감응천

○●○○●●◎

욕심 없는 붉은 마음 하늘이 감응했네.

이 시는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인 한식을 맞은 소회(所懷)를 읊은 것이다. 한식에는 예로부터 성묘를 하고, 불을 피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 전통이 있다. 춘추시대 진(晉) 나라 문공(文公)이 망명 생활을 할 때, 자기 허벅지 살을 베어서 봉양한 충신이 개자추(介子推)였다. 문공이 집권 후 논공행상에서 그를 제외하자 모친과 함께 산속에 은거하였는데, 늦게 안 문공이 그를 하산시키기 위해서 산불을 놓았으나 하산하지 않고 불에 타 죽었다. 그래서 그를 기리는 날이었다. 필자 금삿갓도 옛 고사(故事)를 인용하여 한식날의 정회(情懷)를 얽어 보았다.

이 시의 기구(起句) 2번 자인 식(食)이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선(先), 연(煙), 천(天)으로 선운목(先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기구(起句)의 1번 자인 한(寒), 전구(轉句)의 1번 자인 위(爲), 결구(結句)의 1번 자인 무(無) 자의 평측(平仄)을 변화시켰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다. 鵑花(견화)는 진달래꽃이다. 개(介)는 개자추(介子推)의 줄인 말이다. 한시(漢詩)에서 고유 명사는 1~2자로 줄이는 게 일반인데, 한 자로 줄일 경우 다른 사람이 읽을 때 해독이 안 될 경우가 있으므로 알기 쉽게 두 자 정도로 한다. 아주 유명한 이름은 한자로 해도 식별이 가능한 경우도 많다. 여기서는 한식이란 날이 서두에 있어서 한 자로 줄였다. 霏霏(비비)는 비나 눈이 부슬부슬 오는 모양을 나타낸다. 叱(질)은 꾸짖(叱咤 : 질타)는 것이다. 炊煙(취연)은 밥 짓는 연기다. 불을 금하는 전통에 밥 짓는 연기를 피우니 보슬비가 꾸지W은 것이다. 割股(할고)는 허벅지를 베는 것이다. 할고봉군(割股奉君)이다. 貪功(탐공)은 공을 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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