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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r 02. 2024

276. 레보레이로 마을 지나(8/13)

아름다운 전원마을

레보레이로(Leboreiro)라는 마을의 이름 캄푸스 레부라리우스(Campus Levurarius)라는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다. 이 말은 ‘산토끼의 들판’이라는 뜻인데 이 지역에서 산토끼가 많이 살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마을은 라 꼬루냐(La Coruna) 지방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라 꼬루냐 지방은 산티아고로 가기 위해 순례자가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는 마지막 지방이다. 이곳의 깨끗한 로마 가도는 지친 순례자를 반겨주고, 양 옆의 견고한 집들과 오래된 십자가상은 매력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마을은 전설에 따르면 원래 산따 마리아 데 라스 니에베스(Santa Maria de las Nieves) 성당 자리에 낮에는 신비로운 향이 풍기는 샘물이 솟아 나왔고, 밤에는 신비로운 빛이 퍼져 나왔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생각했고, 그 주변을 파헤치자 아름다운 성모상이 나왔다고 한다. 사람들은 성모상을 마을의 성당으로 옮겼으나 다음 날 성모상은 원래의 장소에서 다시 발견되었다. 계속해서 성당으로 옮겨도 계속해서 샘 옆에서 성모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이 샘터에 새로운 성당을 짓기로 했다. 그리고 샘터에서 발견한 성모상과 똑같이 생긴 성모상을 만들어 마을 성당의 팀파눔에 놓기로 결정했다. 그 후 성모상은 움직이지 않고 제단 뒤에 계속 자리 잡았다. 레보레이로 사람들은 아직도 어두운 밤에 아무도 없을 때 성모가 샘물에 나타나 목욕을 하고 머리를 빗는다는 전설을 믿고 있단다.

아래 사진은 까베세이로(Cabeceiro)라는 것으로  ‘가난한 이들의 오레오’라고 부르는 전통적인 창고 구조물이다. 이란 스타일의 오레오는 현재에는 레보레이로에 남아있는 것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든다고 한다. 기둥 위에 버드나무 가지로 엮은 커다란 광주리를 올리고 짚으로 덮은 형태로 전통적으로 식량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시골의 헛간 구실을 하는 것이다.

이 마을에 있는 산따 마리아 데 라스 니에베스 성당 (La Iglesia de Santa Maria de las Nieves)인데, 로마네스크에서 고딕 양식으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첨두아치 문의 팀파눔에는 아름다운 성모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으며 성당의 내부에는 16세기에 만들어진 그림과 요염한 성모로 알려져 있는 중세 시대의 성모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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