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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r 19. 2024

292. 라바꼬야 마을을 지나(8/14)

10Km 정도를 남기고

아침에 아르수아(Arzua) 숙소에서 6시에 출발하여 지름길, 조림지길 등 빠르다고 생각되는 길로 마구 이동하다 보니 어느덧 목적지 산티아고사 10Km  정도를 남긴 마을인 라바꼬야(Labacolla)에 당도한 것이다. 마을에 들르지 않고 변칙적인 이동로를 택한 결과이다. 그러니 자연 전통적인 순례길에서 거쳐야 하는 마을을 대부분 생략하게 된 것이다. 생략된 마을을 기록을 해 두어야 혹시 이 글을 읽고 순례길을 걷게 될 나중의 순례자들에게 알림이 될 것 같아서 표기해 둔다. Pregontuno(2.4Km), Calzada(6Km), Calle(7.7Km), Boavista(9.2Km), Salceda(11.2Km), Santa Irene(15.8Km), A Rua(18Km), O Pedrouzo(19Km), San Anton(19.5Km), Amenal(21.3Km), San Paio(25.3Km), Labacolla(29Km) 등이다. 괄호 안의 거리 표시는 아르수아 마을에서부터의 거리이다.  마을 근처에 오니 어느 집의 담장에 정원수로 무궁화를 밀생하여 키우고 있는데, 딱 한송이의 무궁화가 활짝 피어서 조선 과객 금삿갓을 향한 반가이 웃고 있어서 가슴이 뭉클하였다. 마치 고향 까마귀를 만난 기분이었다. 순례길을 걷다가 무궁화를 본 것이 몇 번 정도 된다. 특히 비야뚜에르따(Villatuerta) 마을의 가로수는 모두 무궁화나무였다. 활짝 핀 무궁화로 가로수를 만들어 둔 마을의 정감이 깊었는데, 여기서 다시 한송이 무궁화 꽃을 만나니 정말 뿌듯하다. 또 조금 더 걸어가니 마침 현대 소나타 자동차가 길옆에 주차되어 있어서 그것 또한 반가웠다.

라바꼬야(Labacolla) 마을은 산티아고 국제공항이 있는 마을이다. 순례자가 아닌 일반 관광객은 이곳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마을의 이름은 중세 시대의 순례자들이 산티아고에 깨끗하게 도착하기 위해 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개울에서 씻었다는 사실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의 옥상 투어를 하면 대성당 가이드로부터 들을 수 있는 전설 중의 하나이다. 이 설(說)은 라바꼬야(Labacolla)라는 이름이 'lavar'(씻다)와  'cuello'(목)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즉 목을 씻는 마을인 것이다. 또 다른 설은 순례 이전의 시대를 언급하고 그 장소의 지리와 더 관련이 있다. 즉 Lava(낮은 목초지 또는 들판)와 Colla(언덕)라는 단어의 결합으로 언덕 옆의 낮은 목초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어느 설이 맞는 것인지는 하느님만 아실 것이다. 이제 남은 거리가 가까워지니까 산티아고를 가리키는 이정표의 간격도 매우 좁아져서 거의 500m 단위로 세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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