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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Apr 06. 2024

46> 閨怨(규원) / 규방 여인의 하소연

漢詩 工夫 (240403)

閨怨(규원) / 규방 여인의 하소연

 - 王昌齡(왕창령 : 王少伯 왕소백)


閨中少婦不曾愁

규중소부부증수

○○●●●○◎

규중의 어린 아낙 일찍이 근심을 몰랐는데


春日凝粧上翠樓

춘일응장상취루

○●●○●●◎

봄날에 화장하고 푸른 누각에 올랐더니.


忽見陌頭楊柳色

홀견맥두양류색

●●●○○●●

홀연히 길 어귀의 버들 색을 보고는


悔敎夫壻覓封侯

회교부서멱봉후

●○○●●○◎

남편에게 벼슬 찾으라고 한 걸 후회하네.

此(차)는 征婦之詞也(정부지사)라. 閨中少婦四字(규중소부4자)가 爲一詩之主(위일시지주)하니, 少而曰婦(소이왈부)라하니 知其己有丈夫(지기기유장부)오. 婦而曰少(부이왈소)하니 所以離愁尙淺(소이이수상천)이라. 少婦年輕(수부년경)하야 不知愁之爲苦(부지수지위고)하고, 且未有觸物也(차미유촉물야)라. 凝粧者(응장자)는 塗黃粉於額際(도황분어액제)하니 乃是裝作女兒模樣(내시장작여아모양)이라. 少婦(소부)가 不出閨門(불출규문)이러니, 今當春日而爲此凝粧則是自己早省着(금당춘일이위차응장즉시자기조성착)하니 非閨女矣(비규녀의)라. 上樓(상루)는 將有所眺望也(장유소조망야)라.

이 시는 남편을 원정 보낸 부인의 노래다. 閨中少婦(규중소부) 4글자가 하나의 시의 주인이 된다. 젊은데도 婦(부)라 하였으니 그 자신이 남편이 있음을 알겠고, 부인인데 젊다고 하였으니 이별의 수심이 아직은 얕은 것이다. 젊은 부인이 나이가 어려 수심이 괴로움이 됨을 알지 못하고, 또 아직 사람과 접촉이 없었다. 凝粧(응장)이란 황분을 이마에 바른 것이니, 바로 여아의 모양을 꾸민 것이다. 젊은 부인이 규문을 나오지 않다가 이제 봄날을 맞아 이같이 꾸몄으니 이는 스스로 일찍 살펴 착용하니, 규방의 여인이 아니다. 누각에 오른 것은 장차 멀리 바라보려는 게 있다.

必凝粧然後(필응장연후)에 上翠樓(상취루)는 正是他不知愁處(정시타불지수처)라. 見(견)은 從樓頭望見也(종루두망견야)라. 忽見者(홀견자)는 驟然觸目(취연촉목)하야 不覺驚心(불각경심)이라 把少婦沈悶情懷(파소부심민정회)하야 都被柳色句動(도피류색구동)하니, 然則不見柳色(연즉불견류색)이면 不知春在何處也(부지춘재하처야)라. 夫壻從軍(부서종군)은 爲覓取封候計也(위멱취봉후계야)라. 向日(향일)에 已敎之去矣(이교지거의)러니, 今見陌頭春色(금견맥두춘색)하고 感夫婿之一去無音(감부서지일거무음)하니 早知去而不來(조지거리불래)면 何以當初莫敎他去(하이당초막교타거)오. 故悔(고회)라.

반드시 성대하게 꾸민 다음에 취루에 오른 것은 바로 그가 근심하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見(견)은 누각 머리에서 멀리 바라보는 것이다. 忽見(홀견)이란 갑자기 눈을 붙여 모르는 사이에 마음에 놀라는 것이다. 젊은 부인의 깊은 번민과 정회를 모두 버들 색이라는 구절에 의해 움직이도록 했으니, 그렇다면 버들 색을 보지 않았더라면 봄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남편이 종군한 것은 벼슬에 봉하는 계획의 취함을 구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날 이미 가도록 하였으니, 지금 길머리에서 봄빛을 보고는 남편이 한번 떠난 뒤 소식 없음을 느끼고, 떠난 뒤 오지 않을 줄 진작 알았더라면 어떻게 애당초에 남편에게 가지 못하도록 하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후회한 것이다.

왕창령(698~757) : 자 소백(少伯). 강령(江寧)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남경(南京) 출신. 727년 진사에 급제하여 비서성 교서랑(秘書省校書郞)이 되었고, 734년 박학굉사(博學宏詞)의 시험에 합격하여 범수(氾水) 지금의 하남성(河南省) 성고현(成皐縣)의 위(尉)가 되었다. 그러나 소행이 좋지 못하다 하여 강령의 승(丞), 다시 용표(龍標) 지금의 호남성((湖南省) 검양(黔陽)의 위(尉)로 좌천되었다. 왕강령 ·왕용표로 불리기도 하는 것은 그 임지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안녹산(安祿山)의 난으로 고향으로 돌아갔으나, 자사(刺史)인 여구효(閭丘曉)에게 죽음을 당하였다. 그의 시는 구성이 긴밀하고 착상이 청신하며, 특히 칠언절구에서 뛰어난 작품이 많다. 여인의 사랑의 비탄을 노래한 《장신추시(長信秋詩)》 《규원(閨怨)》, 변경의 풍물과 군인의 향수를 노래한 《출새(出塞)》 《종군기(從軍記)》가 유명하다. 시집 《왕창령 전집》(5권)과 그의 저술로 전하여지는 시론서 《시격(詩格)》 《시중밀지(詩中密旨)》 각 1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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