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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Apr 17. 2024

58> 除夜(제야) / 섣달 그믐밤

漢詩工夫(240415)

除夜(제야) / 섣달 그믐밤

 - 高適(고적)


旅館寒燈獨不眠

여관한등독불면

●●○○●●◎

여관의 싸늘한 등불아래 홀로 잠 못 이루니


客心何事轉悽然

객심하사전처연

●○○●●○◎

나그네 마음 무슨 일로 처연하게 되었네.


故鄉今夜思千里

고향금야사천리

●○○●○○●

오늘밤 고향은 천리 밖의 생각이니


霜鬢明朝又一年

상빈명조우일년

●●○○●●◎

서리 같은 귀밑머리 내일 아침이면 또 한 살.

* 除夜(제야) : 섣달 그믐날 밤.

* 悽然(처연) : 쓸쓸하고 구슬픔.

* 霜鬢(상빈) : 서리 맞은 듯 하얗게 세어버린 귀밑머리.

此(차)는 除夕爲客而作也(제석위객이작야)라. 獨在異鄕(독재이향)하야 當此除夜(당차제야)하니 爲客懷緖(위객회서)가 有倍他時而耿耿寒燈(유배타시이경경한등)에 作伴而坐(작반이좌)하야 獨不成眠(독불성면)하니 我心(아심)이 緣何事端而悽然(연하사단이처연)이 如是耶(여시야)아. 究其悽然之由則今夜思之(구기처연지유즉금야사지)하니 故鄕(고향)이 在千里之外(재천리지외)하고 明朝來之(명조래지)에 霜鬢(상빈)이 爲一年之過(위일년지과)하니 字字凄涼(자자처량)하고 句句悲情(구구비정)이라.

이 시는 섣달그믐에 나그네가 되어 지은 것이다. 홀로 타향에 있으면서, 이 제야를 맞아 객으로써의 품은 마음이 다른 때의 갑절이나 되어 깜빡깜빡하는 쓸쓸한 등불만 짝을 삼아 앉아서 홀로 잠을 이루지 못하니, 나의 마음이 어떤 일의 실마리로 인하여 서글퍼짐이 이와 같은가? 그 처연함의 이유를 궁구 하면 즉 이제 제야인 밤에 생각하니 고향이 천리밖에 있고, 내일 아침이 오면 서리 맞은 듯 세어버린 귀밑머리로 한 해가 지나가니, 글자마다 처량하고 구절구절 비정하다.

고적(高適 ; 702~765) : 중국 당나라의 시인. 자 달부(達夫). 허베이성(河北省) 출생. 젊었을 때 생업에 종사하지 않고, 산둥(山東)과 허베이 지방을 방랑하며 이백(李白)·두보(杜甫) 등과 사귀었다. 안록산(安祿山)의 난 때에 간의태부(諫議太夫)로 발탁되었으나, 그의 직언(直言) 탓으로 환관(宦官) 이보국(李輔國)에게 미움을 사서 펑저우(彭州) 자사(刺史)로 좌천되었으며, 청두(成都)에 유배되어 있던 두보와 가까이 지냈다. 그 후 영전되어 좌산기상시(左散騎常侍)가 되었고, 보하이현후(渤海縣侯)에 봉해졌다. 그의 시는 호쾌하면서도 침통한데, 특히 변경에서의 외로움과 전쟁·이별의 비참함을 읊은 변새시(邊塞詩)가 뛰어나다. 잠삼(岑參)의 시와 더불어 성당시(盛唐詩)의 일면을 대표한다. 그의 시집은 《고상시집(高常詩集)》이라 하여, 그가 찬(撰)한 《중간흥기집(中間興氣集)》과 함께 지금까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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