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피리소리를 듣고서 느낌이 있어서 지은 것이다. 보이는 것은 오랑캐 하늘의 눈이 이미 개이고, 기르는 말이 황혼을 타고 돌아오고, 눈 온 뒤에 하늘빛이 맑고 높은데, 또한 둥근달이 밝게 빛나 천지에 가득하고, 홀연히 강족의 피리 소리가 수루사이에 나와 원근에 드날려 슬프게 하니, 한 번 시험 삼아 묻노라 “매화가 어느 곳으로부터 지는가?” 한 밤의 바람이 관산에 가득 불을 뿐이다. 이는 노래 중에 ‘낙매화’ 노래가 있으므로 그렇게 말한 것이다.
앞의 두 구절은 눈 내린 하늘에 달이 밝은데 강족의 피리소리가 수루에 불어옴을 말하였고, 뒤의 두 구절은 곡조 중에 매화가 바람을 따라 관산에 가득하다고 말하였다.
고적(高適 ; 702~765) : 중국 당나라의 시인. 자 달부(達夫). 허베이성(河北省) 출생. 젊었을 때 생업에 종사하지 않고, 산둥(山東)과 허베이 지방을 방랑하며 이백(李白)·두보(杜甫) 등과 사귀었다. 안록산(安祿山)의 난 때에 간의태부(諫議太夫)로 발탁되었으나, 그의 직언(直言) 탓으로 환관(宦官) 이보국(李輔國)에게 미움을 사서 펑저우(彭州) 자사(刺史)로 좌천되었으며, 청두(成都)에 유배되어 있던 두보와 가까이 지냈다. 그 후 영전되어 좌산기상시(左散騎常侍)가 되었고, 보하이현후(渤海縣侯)에 봉해졌다. 그의 시는 호쾌하면서도 침통한데, 특히 변경에서의 외로움과 전쟁·이별의 비참함을 읊은 변새시(邊塞詩)가 뛰어나다. 잠삼(岑參)의 시와 더불어 성당시(盛唐詩)의 일면을 대표한다. 그의 시집은 《고상시집(高常詩集)》이라 하여, 그가 찬(撰)한 《중간흥기집(中間興氣集)》과 함께 지금까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