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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Apr 29. 2024

71> 題長安主人壁(제장안주인벽)

漢詩工夫(240421)

題長安主人壁(제장안주인벽) / 장안 주인집 벽에 쓰다.

 - 장위(張渭)


世人結交須黃金

세인결교수황금

●○●○○○◎

세인들 교제함에 모름지기 돈이 필요하니


黃金不多交不深

황금부다교불심

○○●○○●◎

돈이 많지 않으면 사귐도 깊지 않다네.


縱令然諾暫相許

종령연락잠상허

●●○●●○●

비록 그리 승낙하여 잠시 서러 허하지만


終是悠悠行路心

종시유유행로심

○●○○○●◎

마침내 길가는 마음처럼 멀어진다네.

* 題長安主人壁(제장안주인벽) : 張謂(장위)가 진사 급제하기 전에 장안의 여인숙 벽에 쓴 시. 인정의 허망함을 한탄한 글.

* 結交(결교) : 교분을 맺음. 교제를 매음.

* 縱令(종령) : 비록 ~하더라도

* 然諾(연락) : 그렇게 하겠다고 쾌히 허락함.

* 暫相許(잠상허) : 서로 잠시 허락한다. 잠시 마음을 줌.

* 終是(종시) : 끝내, 마침내.

* 悠悠(유유) : 아득히 먼 모양.

* 行路(행로) : 길을 가는 사람. 서로 아무 相關(상관) 없는 사람.

以金交(이금교)하야 買盡世人(매진세인)이라. 曰須者(왈수자)는 見非此不行也(견비차불행야)라. 交不深者(교불심자)는 此句(차구)가 足上句之意(족상구지의)하니 必金多而交深則又更進一層矣(필금다이교심즉우갱진일층의)라. 暫相許者(잠상허자)는 此便是金不多交不深樣子(차편시금부다교불심양자)니 無金則然諾(무금즉연낙)이 不靈(불영)하야 終使相許(종사상허)나 只暫時耳(지잠시이)라.

돈으로 사귀니 세상 사람을 모두 산다는 것이다. 須(수)라고 말한 것은 이것이 행해지지 않음이 아님을 본 것이다. 사귐이 깊지 않다는 것은 이 구절이 윗 구절의 뜻에 충족하고,  반드시 돈이 많아야 사귐이 깊다는 것이 또다시 한층 전진한 것이다. ‘잠시 마음을 허락한다.’는 것은 이것은 바로 돈이 많지 않으면 사귐도 깊지 않다는 양태니 돈이 없으면 승낙에 영혼이 없어, 끝내 허락하더라도 다만 잠시일 뿐인 것이다.

楚人(초인)이 得黃金百斤(득황금백근)이 不如得季布一諾(불여득계포일락)이라하니 終字(종자)가 與暫字應(여잠자응)이요. 悠悠行路(유유행로)는 如路上人(여로상인)이 漠不相干也(막불상간야)니, 與暫相許意(여잠상허의)로 反(반)이라.

초나라 사람이 ‘황금 백 근을 얻음이 계포의 한번 허락만 같지 않다’라고 하였으니 終(종) 자가 暫(잠) 자와 호응하고, ‘갈 길이 아득하다’는 것은 마치 길가는 사람이 막막하여 서로 간섭하지 않음과 같으니, 잠시 마음을 허락한다는 뜻과 반대가 된다.

* 季布一諾(계포일락) : ‘계포가 한번 허락했다.’는 말로 한번 한 승낙이 천금에 해당한다.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사기(史記)》 〈계포전(季布傳)〉에, 초(楚) 나라 사람 계포(季布)는 젊었을 때부터 의협심(義俠心)이 강해 한번 ‘좋다!’라고 약속한 이상에는 그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이런 계포가 한(漢) 나라 유방과 초(楚) 나라 항우(項羽)가 천하를 걸고 싸울 때 항우의 장수로서 출전해 몇 차례 유방을 괴롭혔는데, 항우가 패망하고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게 되자 계포의 목에 천금의 현상금이 걸려 쫓기는 몸이 되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고발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를 고조(高祖) 유방에 천거하기까지 했다. 덕분에 그는 사면과 동시에 낭중(郎中)이라는 벼슬을 얻었고 다음의 혜제(惠帝) 때에는 중랑장(中郎將)에 올랐다. 그는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에서도 의로운 일에 힘썼으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신임과 존경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장위(張謂) : 당(唐) 나라 때 사람으로 생몰연대가 명확하지 않다. 하남성 하내(河內)현 심양(沁陽) 사람. 자는 정언. 유주절도사의 막하에 있다가 30세 무렵 진사 급제. 10년 뒤 서역에 부임했고, 그 후 15년이 지나 중앙의 상서랑이 되었다가, 안휘성 일대에서 안녹산 난 토벌군에 참가하였다. 후에 태자좌서자·예부시랑 등을 거쳐 대력 초에 3회의 과거시험을 주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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