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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Apr 30. 2024

72> 送魏十六還蘇州(송위십육환소주)

漢詩工夫(240424)

送魏十六還蘇州(송위십육환소주) / 소주로 돌아가는 위씨의 열여섯째를 보내며

 - 皇甫冉(황보염)


秋夜沉沉此送君

추야침침차송군

○●○○●●◎

가을밤 깊어 가는 이때 그대를 보내니


陰蟲切切不堪聞

음충절절불감문

○○●●●○◎

음습한 벌레 소리 절절해서 못 듣겠네.


孤舟明日毗陵道

고주명일비릉도

○○○●○○●

외로운 배 내일이면 비릉의 길인데


回首姑蘇是白雲

회수고소시백운

머리 돌려 고소산엔 흰 구름만 있을걸.

* 魏十六(위십육) : 위(魏)씨 집안에서 배행(排行)이 열여섯 번째인 형제를 가리킨다. 이때 집안(堂內)이란 고조(高祖) 8촌(寸)까지를 포함한다.

* 沉沉(침침) : 沈沈(침침)하다. 어두컴컴하다, 어두워 흐릿하다는 뜻이다.

* 陰蟲(음충) : 밤에 활동하는 벌레 또는 가을에 우는 벌레를 말한다. 귀뚜라미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귀뚜라미는 실솔(蟋蟀) 또는 촉직(促織)이다.

* 切切(절절) : 애절한 소리, 절실하다, 절절하다, 소곤소곤, 분명하다, 구슬프다 등의 뜻이 있다. 의성어(擬聲語)로 보아 “밤벌레 찌륵찌륵 감히 들을 수 없네.”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 毗陵(비릉) : 옛날의 연릉(延陵)으로 지금의 장쑤성(江蘇省) 상주를 가리킨다.

* 姑蘇(고소) : 蘇州(소주)에 있는 산의 이름. 오(吳) 왕 부차(夫差)가 고소산에 미녀 특히 서시(西施) 등과 즐기기 위해 쌓은 고소대가 있었다.

此(차)는 秋夜送別之詞也(추야송별지사야)라. 沈沈秋夜(침침추야)에 陰蟲之聲(음충지성)이 切切(절절)하야 悲不堪聞(비불감문)하니 別離情懷尤不可禁耳(이별정회우불가금이)라. 豫想之(상상지)컨대 明日則君乘孤舟而去(명일즉군승고주이거)하야 毗陵道(비릉도)에서 回首望姑蘇(회수망고소)면 只是白雲之迷翳而已(지시백운지미예이이)라.

이 시는 가을밤에 송별하는 시다. 침침한 가을밤에 벌레소리 절절하야 슬퍼 감히 듣지 못하니 이별의 정회가 더욱 금할 수 없을 뿐이다. 예상해 보건대 내일이면 그대는 외로운 배를 타고 떠나가 비릉길에서 머리를 돌려 고소산을 바라보면 다만 흰 구름이 희미하게 가릴 뿐일 것이리라.

上二句(상2구)는 言秋夜蟲聲中(언추야충성중)에 相與別者也(상여별자야)요. 下二句(하2구)는 舟上(고주상)에 回望則姑蘇白雲(회망즉고소백운)이 入於眼界也(입어안계야)라.

위 두 구절은 가을밤 벌레소리 가운데에 서로 이별하는 것을 말했고, 아래 두 구절은 외로운 배 위에서 돌아보니 고소산의 흰 구름이 시야에 들어온다는 것을 말했다.

황보염(皇甫冉, 716~770) : 唐(당)나라 中唐(중당) 때 시인으로, 江蘇省(강소성), 潤州(윤주) 사람이다. 자는 무정(茂政)이고, 진(晉)나라 고사(高士) 황보밀(皇甫謐)의 후예로 열 살 때부터 글을 짓기 시작했다. 당시 宰相(재상)인 장구령(張九齡, 678~740)이 벗(小友)이라 부를 정도로 그의 재능을 아꼈다. 천보(天寶) 15년(755) 진사 급제 뒤 무석위(無錫衛)와 王縉(왕진) 막하에서, 掌西記(장서기), 左拾遺(좌습유), 右拾遺(우습유), 右補闕(우보궐)등을 역임했다. 皇甫曾(황보증)과 함께 肅宗(숙종), 代宗(대종) 연간에 이름을 날린다. 劉長卿(유장경), 戴叔倫(대숙륜), 顔眞卿(안진경) 등과 교류한다. 皇甫冉詩集(황보염시집), 7권과 230 여수의 시가 전한다. 안사의 난(安史之亂)이 일어나자 양선산(陽羨山)으로 들어가 별장을 짓고 은거하였다. 대력십재자(大曆十才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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