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夜泊(야박) : ① 밤중에 배를 碇泊(정박)시킴. ② 밤에 배에서 지냄. ③ 밤에 外泊(외박)함. 여기서는 ②의 뜻임.
* 漁火(어화) : 고기잡이배에서 켜는 등불이나 횃불.
* 姑蘇城(고소성) : 소주(蘇州) 姑蘇臺(고소대)의 성. 고소대는 ‘춘추시대 吳王 夫差(오왕 부차)가 西施(서시)를 위해 쌓은 대’로 높이 3백 길임. 부차가 越王 句踐(월왕 구천)을 쳐서 항복받으니, 구천은 미인 서시를 바치며 퇴각하는 길을 열어 달라 하여 허락받았으며, 부차는 서시를 총애하여 향락에 빠지게 되었다 함.
* 寒山寺(한산사) : 소주(蘇州)의 楓橋鎭(풍교진)에 있는 절. 南朝(남조) 梁(양) 나라 시조 武帝(무제)의 天鑑年間(천감연간 502~519)에 세웠고, 고승 寒山(한산)이 머문 적이 있다 함.
이 시는 배가 정박했을 때니 13~14일 밤이다. 달이 떨어질 때면 오경이 끝날 때일 것이다. 해 그림자 떨어지고, 놀란 까마귀 밤에 우니 역시 날이 밝으려는 때이다. 오경에 서리가 내리니 하늘에 가득하다는 것은 아직 내리지 않은 것이니 4경쯤이 아니겠는가? 강풍은 배가 정박한 곳의 강 언덕에 단풍나무가 있다. 어화란 고깃배의 불빛이 비추어 단풍잎의 붉은빛이 서로 비추어 쉽게 보인다는 것이다. 대수면은 이때에 장계가 여행 중이어서 잠들 수가 없어서 강가 단풍나무에 비치는 고깃배 불빛이 창 안까지 이르러 바로 수심 속에 잠자려는데 서로 마주하는 것이다.
고소성외는 다만 실제 배에서 내리려는 지명인데, 임의로 풍교라고 부른 것이다. 한산사는 고소성에서 서쪽으로 십리 가량 떨어져 있는데, 꼭 절을 쓴 것은 종소리 때문이었다. 밤중이란 말은 이때는 실로 한밤중이 아니었지만 장계가 근심하며 잠들 적에 심신이 황홀하여, 한밤중으로 의심한 것이다. 종소리는 소리가 한산에서 들려오니 날이 이미 새벽이 되어 장계가 돌연히 잠을 깨어 오히려 의심하여 밤중으로 여긴 것이다. 객선에 이르렀다는 말은 종소리가 새벽을 재촉함에 이미 객선까지 들려와 날이 점점 밝아지니, 즉 장계가 밤에 정박해 둔 배가 또한 닻줄을 풀고 떠나려 할 적에 하룻밤의 근심 속의 잠자리가 이에 이르러 자려고 하였지만 품은 원한을 벗어나지 못하여 오경의 종소리를 한밤중으로 여겨 오히려 그 빠름을 한탄하였으니 그의 정신이 온전히 밤중에 있은 것이다.
* 張繼(장계) : 당나라 양주(襄州) 사람. 자는 의손(懿孫)이다. 천보(天寶) 12년(753) 진사 시험에 합격했다. 안사(安史)의 난이 일어나자 오월(吳越) 지방으로 피난을 갔다. 대력(大曆) 초에 입경(入京)하여 시어(侍御)를 지냈다. 나중에 검교사부원외랑(檢校祠部員外郞)으로 전운판관(轉運判官)에 충당되어 홍주(洪州)에서 재부(財賦) 관련 일을 맡았다. 시에 등림(登臨)하거나 기행(紀行)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데, 청원자연(淸遠自然)해 조탁을 일삼지 않았다. 서정적인 시를 주로 썼고, 삶의 소중함이나 백성들의 간고(艱苦)한 생활을 소재로 하여 작품 활동을 펼쳤다. 대표작에 「풍교야박(楓橋夜泊)」과 「귀산(歸山)」이 있고, 문집에 『장사부시집(張祠部詩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