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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y 06. 2024

78> 過鄭山人所居(과정산인소거)

漢詩工夫(240425)

過鄭山人所居(과정산인소거) / 정산인의 거처를 지나며

 - 劉長卿(유장경)


寂寂孤鶯啼杏園

적적고앵제행원

●●○○○●●

적적하고 외로운 꾀꼬리 살구 동산에서 울고


寥寥一犬吠桃源

요요일견폐도원

○○●●●○◎

쓸쓸한 개 한 마리 무릉도원에서 짖는구나.


落花芳草無尋處

낙화방초무심처

●○○●○○●

꽃 지고 방초 우거져 찾을 곳 없더니


萬壑千峰獨閉門

만학천봉독폐문

●●○○●●◎

무수한 골짜기와 봉우리에 홀로 문 닫고 있네.

* 鄭山人(정산인) : 성명 미상, 산인(山人)은 속세를 버리고 산에 숨어 사는 사람

* 寂寂(적적) : 고요하고 쓸쓸한 모양.

* 杏園(행원) : 원래는 장안의 曲江(곡강) 서쪽에 있던 동산 이름, 여기서는 살구꽃 우거진 동산, 다음의 도원(桃源)에 대비된다.

* 寥寥(요요) : 인기척 없고 쓸쓸한 모양.

* 桃源(도원) : 복숭아꽃 피어 있는 수원지, 이백(李白)의 시 무릉도원(武陵桃源) 즉 이상향, 유토피아를 나타낸 말.

山深徑僻(산심경벽)하야 不但人稀(부단인희)라. 卽鳥聲亦少(즉조성역소)하니 孤鶯寂寂(고앵적적)은 境之幽也(경지유야)라. 一犬吠(일견폐)는 似有犬吠雲中仙家之景象(사유견폐운중선가지경상)하니 亦言其幽也(역언디유야)라. 漸進而花林深處(점진이화림심처)에 草徑成蹊(초경성혜)하야 尋山人之門而尙不知何處(심산인지문이상부지하처)라. 已見其門(이견기문)이 當萬壑爭流(당만학쟁류)하고 千巖競秀之際而閉門修靜(천암경수지제이폐문수정)하니 獨山人所居爲然(독산인소거위연), 眞成得箇山人氣像(진성득고산인기상)이라.

산이 깊고 길이 후미져서 사람이 드물 뿐만 아니라 곧 새소리조차 적으니, 외로운 꾀꼬리도 적적하게 경지가 그윽하다. 개 한 마리가 짖음은 구름을 보고 개가 짖는 선가(仙家) 속의 정경과 흡사하니, 또한 그 그윽하다는 말이다. 점점 나아가 꽃과 숲 깊은 곳에 풀 사이 지름길이 좁은 길을 이루어, 산 사람의 문을 찾지만 아직 어느 곳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 문을 보고 나니 일만 골짜기가 다투어 흐르고, 일천 바위가 빼어남을 다투는 즈음에 문을 닫고 고요함을 닦는 것을 대하니, 홀로 산 사람이 사는 곳이 그러하니 참으로 이런 산 사람의 기상을 이루고 얻었다.

* 劉長卿(유장경) : 726 ~ 790, 당대(唐代)의 시인(詩人). 자(字)는 문방(文房), 하북성 하간(河間)에서 났다. 733년에 진사(進士), 현종(玄宗) 지덕(至德) 연간에 감찰어사(監察御史)가 되었다가 상관과의 사이가 나빠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벼슬이 수주자사(隨州刺史)로 그쳤다. 왕유(王維)의 영향을 받아 오언시(五言詩)를 잘 지었으며, 시집에 <유수주자집(劉隨州子集)> 10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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