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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y 09. 2024

81> 滁州西澗(저주서간) / 저현의 서쪽 강에서

漢詩工夫(240426)

滁州西澗(저주서간) / 저현의 서쪽 강에서

 - 위응물(韋應物)


獨憐幽草澗邊生

독련유초간변생

●○○●●○◎

개울가에 자라는 그윽한 풀이 홀로 어여쁘고


上有黃鸝深樹鳴

상유황리심수명

●●○○○●●

위에는 꾀꼬리가 깊은 나무에서 노래 부르네.


春潮帶雨晚來急

춘조대우만래급

○○●●●○●

봄 물살은 비 겹쳐서 저물녘에 더욱 빨라지고,


野渡無人舟自橫

야도무인주자횡

●●○○○●○

나루터에 사람은 없고 배만 절로 비껴 있네.

* 滁州(저주) : 安徽省(안휘성)의 滁縣(저현)이다.

* 西澗(서간) : 滁州(저주) 서북쪽에 있는 강 이름.

* 黃鸝(황리) : 꾀꼬리

* 野渡(야도) :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작은 나루터

此亦託諷之詩(차역탁풍지시)라. 草色澗邊(초색간변)으로 喩君子生不遇時(유군자생불우시)하고 鸝鳴深樹(리명심수)로 譏小人讒佞而在位(기소인섬녕이재위)라. 春水本急(춘수본급)하야 遇雨而語(우우이어), 又當晩潮之意(우당만조지의)하야 其急而更甚(기급이갱심)하니 喩時之將晩也(유시지장만야)라. 野渡(야도)에 有舟而無人運濟(유주이무인운제)로 喩君子隱居山林(유군자은거산림)하야 無人擧而用之也(무인거이용지야)라.

이 시도 풍자에 의탁한 시이다. 개울가의 풀빛으로 군자의 삶이 때를 만나지 못함을 비유하였고, 깊은 숲 속에서 꾀꼬리가 우는 것으로 소인이 참소하고 아첨하여 자리를 차지한 것을 꾸짖었다. 봄물이 본래 급한데, 비를 만나서 또한 늦게 밀물의 정취를 당하여 그 급함이 더욱 심하니 때가 늦은 것을 비유한 말이다. 들판의 나루터에 배는 있으나 배 저어 건네줄 사람이 없는 것을 군자가 산림에 숨어 살아 들어 쓸 사람이 없음으로 비유한 것이다.

○ 唐韋應物(당위응물)은 京兆人(경조인)이니 歷左司郎中蘇州刺史(역좌사랑중소주자사)하야, 一稱謂蘇州(일칭위소주)라. 合解(합해)에 生字改以行字(생자개이행자)하고 上字(상자)를 改以尙字(개이상자)라. 言西澗之幽(언서간지유)에 芳草可愛(방초가애)하야 我獨憐之而散步至此(아독련지이산보지차)라. 深樹鳴者(심수명자)는 春雖暮矣(춘수모의)나 尙有黃鶯深樹裡啼轉(상유황리심수리제전)하니 物情(물정)이 盡堪留戀(진감유연)이라. 晩來急(만래급)은 此時(차시)에 春水泛溢(춘수범일)하야 雨後之潮(우후지조)가 晩來更急(만래경급)이라. 舟自橫(주자횡)은 春雨水漲渡頭(춘우수창도두)하야 過渡者(과도자)가 稀少故(희소고)로 有無人之舟(유무인지주)하야 因水泛而自橫耳(인수범이자횡이)라. 此(차)는 偶賦西澗之景(우부서간지경)이오. 不必有所託意也(불필유소탁의야)라.

당나라 위응물은 서울 사람이니 좌사낭중과 소주자사를 지내서 한편 ‘위소주’라고 부른다. <당시합해>에서는 生(생)자를 行(행)자로 고쳤고, 上(상)자를 尙(상)자로 바꾸었다. 서간(西澗)이 그윽하여 향풀이 사랑할 만하여 나 홀로 그를 아껴 산보의 발걸음이 여기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깊은 나무에서 우는 것은 봄이 비록 저물었으나, 아직도 꾀꼬리가 깊은 나무숲 속에서 맴돌며 우니 물정이 연정에 머물러 다 감당한다. 晩來急(만래급)은 이때에 봄물이 범람하여 비 온 뒤의 흐르는 물이 늦게 더욱 급하게 흐른다는 말이다. 배가 절로 비껴있다는 것은 봄비에 나루터 물이 불어 건너는 자가 드물어서 사공 없는 배가 있어서, 물이 불어남으로 인하여 절로 가로 놓이게 되었을 뿐이다. 이것은 우연히 서간의 경치를 읊은 것이요, 꼭 의탁하는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

* 위응물(韋應物, 737~?) : 경조 장안(京兆 長安) 출생으로 당나라 중기의 시인이자, 당나라의 대표적 자연시인이다. 젊을 때는 의협을 사랑하여 무절제한 생활을 하였으나 뒷날 진사에 급제하여 오랫동안 관리생활을 하였고, 시풍은 고아하고 기품이 있으며 즐겨 자연을 노래하였다. 도연명과 더불어 도위(陶韋)라 일컬어지며, 왕유, 맹호연, 유종원과 더불어 왕맹위유(王孟韋柳)라 일컬어지기도 하였고, 시인의 작품 <추야기구원외(秋夜寄邱員外)>는 벗을 그리워하는 시로 널리 애송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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