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금운사 May 19. 2024

87> 登賀意寺上方舊遊(등하의사상방구유)

漢詩工夫(240511)

登賀意寺上方舊遊(등하의사상방구유) / 하의사 상방 옛날 놀던 곳에 올라

 - 유장경(劉長卿)


翠嶺香臺出半天

취령향대출반천

●●○○●●◎

푸른 고개의 향대는 중천에 솟아 있고


萬家烟樹滿晴川

만가연수만청천

●○○●●○◎

집집마다 연기 오르고 나무들이 맑은 개울에 가득하네.


諸僧近住不相識

제승근주불상식

○○●●●○●

스님들은 가까이 머물러도 서로 알지 못하는데


坐聽微鍾記往年

좌청미종기왕년

●●○○●●◎

앉아서 은은한 종소리 들으니 지난날이 기억나네.

此(차)는 再遊而作也(재유이작야)라. 翠嶺之上(취령지상)에 香臺崔嵬縹緲(향대최외표묘)하야. 高出于靑天(고출우청천)하고 俯瞰則撲地萬家之烟籠樹木(부감즉박지만가지연농수목)이 滿於晴川(만어청천)하니 風物(풍물)을 可愛(가애)라. 進而入寺則寺中諸僧(진이입사즉사중제승)이 近而住之(근이주지)호대 渾不相識(혼불상식)하고, 但聽鐘聲(단청종성)하고 怳若往年來此之時也(황약왕년래차지시야)라.

이 시는 다시 놀러 가서 지은 것이다. 푸른 고개 위에 향대(절의 누대)가 높고 우뚝하고 아득하여 높이 푸른 하늘로 솟아 내려다보니 땅이 모두 만가의 연기가 나무를 두르고, 맑은 냇가에 가득하여 풍물을 사랑할 만하다. 나아가 절에 들어가니 절의 모든 중들이 가까이 머물렀으나, 모두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다만 종소리만 들리니, 황홀하여 지난번 왔을 때와 같았다.

一句(1구)는 言寺之樓臺高大也(언사지루대고대야)요. 二句(2구)는 言入眼之景光也(언입안지경광야)요. 三句(3구)는 言往年相見之僧(언왕년상견지승)이 近而不相識也(근이불상식야)요. 四句(4구)는 言鍾聲(언종성)은 無異於前日也(무이어전일야)라.

일구는 절의 누대가 높고 큰 것을 말하였고. 이구는 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말하였고, 삼구는 지난번 서로 알던 중들이 가까이 보고도 서로 알아보지 못함을 말했고, 사구는 종소리가 전날과 다름이 없음을 말하였다.

* 劉長卿(유장경) : 726 ~ 790, 당대(唐代)의 시인(詩人). 자(字)는 문방(文房), 하북성 하간(河間)에서 났다. 733년에 진사(進士), 현종(玄宗) 지덕(至德) 연간에 감찰어사(監察御史)가 되었다가 상관과의 사이가 나빠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벼슬이 수주자사(隨州刺史)로 그쳤다. 왕유(王維)의 영향을 받아 오언시(五言詩)를 잘 지었으며, 시집에 <유수주자집(劉隨州子集)> 10권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86> 陌上贈美人(맥상증미인) / 길에서 미인에게 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