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다시 놀러 가서 지은 것이다. 푸른 고개 위에 향대(절의 누대)가 높고 우뚝하고 아득하여 높이 푸른 하늘로 솟아 내려다보니 땅이 모두 만가의 연기가 나무를 두르고, 맑은 냇가에 가득하여 풍물을 사랑할 만하다. 나아가 절에 들어가니 절의 모든 중들이 가까이 머물렀으나, 모두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다만 종소리만 들리니, 황홀하여 지난번 왔을 때와 같았다.
일구는 절의 누대가 높고 큰 것을 말하였고. 이구는 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말하였고, 삼구는 지난번 서로 알던 중들이 가까이 보고도 서로 알아보지 못함을 말했고, 사구는 종소리가 전날과 다름이 없음을 말하였다.
* 劉長卿(유장경) : 726 ~ 790, 당대(唐代)의 시인(詩人). 자(字)는 문방(文房), 하북성 하간(河間)에서 났다. 733년에 진사(進士), 현종(玄宗) 지덕(至德) 연간에 감찰어사(監察御史)가 되었다가 상관과의 사이가 나빠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벼슬이 수주자사(隨州刺史)로 그쳤다. 왕유(王維)의 영향을 받아 오언시(五言詩)를 잘 지었으며, 시집에 <유수주자집(劉隨州子集)> 10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