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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y 23. 2024

60> 村南逢病叟(촌남봉병수)

漢詩工夫(240512)

村南逢病叟(촌남봉병수) / 마을 남쪽에서 병든 노인을 만나다.

 - 노윤(盧允)


雙膝過頤頂在肩

쌍슬과이정재견

○●○○●●◎

두 무릎은 턱을 지나고 정수리는 어깨에 닿는데


四鄰知姓不知年。

사린지성부지년

●○○●●○◎

사방 이웃들이 성씨는 알아도 나이는 모른다네.


臥驅鳥雀惜禾黍

와구조작석화서

●○●●●○●

누운 몸으로 벼와 기장 아까워 참새들 쫓아내니


猶恐諸孫無社錢。

유공제손무사전

○●○○○●◎

오히려 모든 손자들에게 제사 돈 없을까 걱정하네.

* 禾黍(화서) : 벼와 기장

* 社錢(사전) : 토지 신에게 제사하는 사일(社日)에 쓰기 위해 부락민들이 공동으로 적립해 둔 돈을 뜻한다.

* 童濯(동탁) : 씻은 듯이 아주 깨끗함. 혹은 산에 풀이나 나무가 없이 민둥산인 모양.

* 陽界(양계) : 귀신 세상이 음계이므로 양계는 사람 세상을 말한다.

此(차)는 逢病叟而作也(봉병수이작야)라. 此叟之形容(차수지형용)이 老且病焉(노차병언)하야. 坐則兩部之膝(좌즉양부지슬)이 兀立而過於頤上(올립이과어이상)하고, 童濯之頂(동탁지정)은 曲而載於肩(곡이재어견)하니 四隣之人(사린지인)이 但知其姓字(단지기성자)하고 不知其年齒之幾何耳(부지기년치지기하이)라. 臥於田畔幕中(와어전반막중)하야. 鳥雀(조작)이 群飛(군비)하야. 集于禾黍之穗則呼而驅逐之(집우화서지수즉호이구축지)하고, 又言某日契(우언모일계)에 錢額(전액)을 吾之兒孫(오지아손)이 何以辦備乎(하이변비호)아. 此叟(차수)가 老隆病深(노륭병심)호대 猶有陽界上(유유양계상)에 一點生脈(일점생맥)하야. 惜禾黍而憂社錢耳(석화서이우사전이)라.

이 시는 병든 노인을 만나서 지은 것이다. 이 노인의 모습이 늙고 병들어, 앉으면 두 무릎이 우뚝하여 턱 위로 지나치고, 미둥민둥 한 정수리는 구부리면 어깨에 실리니, 사방의 이웃 사람들은 다만 그의 성씨만 알고 나이가 얼마인지 알지 못할 뿐이다. 밭두둑의 여막에 누워서 참새들이 무리 지어 날아와 벼와 가장의 이삭에 모인 것을 소리쳐 쫓아버리고, 또 ‘아무 날의 모임에 쓸 돈을 나의 자손이 어떻게 준비할까?’라고 걱정하는 말이다. 이 노인이 늙어 더욱 병이 깊은데도 오히려 이 세상에 있으면서 한 점 삶의 맥이 있는 동안 벼와 기장을 아끼고 社錢(사전)을 근심할 뿐이다.

* 盧允(노윤, 748-800) : 산서성(山西省), 영제현(永濟縣) 사람으로, 자는 윤언(允言)이다.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6년(771)에 재상 원재(元載)의 추천으로 문향위(閿鄕尉)가 되었으며, 후에 왕진(王縉)의 추천으로 집현학사(集賢學士)가 되었으며, 비서성(秘書省), 교서랑(校書郞)을 거쳐 감찰어사(監察御史)에 제수된다. 섬부(陝府), 호조(戶曹), 하남(河南), 밀현(密縣)의 현령을 역임하였으나, 원재와 왕진이 죄를 짓자 연좌된다. 당(唐), 덕종(德宗) 때 검교호부랑중(檢校戶部郎中)에 올랐다. 대력10재자(大曆十才子)의 한 사람이며, 노호부시집(盧戶部詩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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