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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y 22. 2024

95) 訪玉流亭(방옥류정) / 옥류정을 찾아서

漢詩習作(240519)

訪玉流亭(방옥류정) / 옥류정을 찾아서

- 금삿갓 芸史(운사) 금동수(琴東秀) 拙句(졸구)


靑雲雄志夢如松

청운웅지몽여송

○○●●●○◎

청운의 웅지를 소나무처럼 꿈꾸다가


老去襟懷磨短筇

노거금회마단공

●●○○○●◎

늙어가니 품은 회포 짧은 지팡이로 닳았네.


倚柱吟詩酬酌樂

의주음시수작락

●●○○○●●

기둥에 기대어 시 읊고 잔 돌리며 즐기니


樓亭依舊變吾容

누정의구변오용

○○○●●○◎

정자는 옛날 그대로인데 내 얼굴만 변했네.

초여름을 맞아 신록이 우거지자 우리 시모임인 옥류시사(玉流詩社)에서 이름이 같은 옥류정(玉流亭)으로 가서 시회(詩會)를 갖기로 했다. 옥류정은 성균관대 뒤쪽의 산기슭에 있는 조그만 정자이다. 필자인 금삿갓이 그 대학에 다닐 때, 학우들과 그곳에 가끔 놀러가곤 했던 추억이 있다. 당시에는 정자 밑으로 흐르는 작은 계곡물을 막아 웅덩이가 있고, 아주머니가 거기에 막걸리와 과일 등을 담가 놓고 판매를 했다. 여름에 공부하다가 지치면 이곳을 찾아 친구들과 막걸리를 마시면서 고담준론을 떠들던 때가 새삼 그립다. 지금은 도로가 나고 시내버스가 다니면서 지형이 바뀌어 그때의 정취가 없어져 버렸다. 그런데 정자의 현판은 1956년도에 만들어진 그대로 달려 있어서 옛 생각에 잠기게 한다.


이 시(詩)는 기구(起句) 2번 자인 운(雲)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송(松), 공(筇), 용(容)으로 동운목(冬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승구(承句)의 5번 자 마(磨)와 결구(結句) 3번 자 의(依)의 평측(平仄)을 변화시켰고, 나머지는 전범(典範)을 잘 따랐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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