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절기가 입하와 소만을 지나서 여름으로 들어서니 봄과는 이별이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봄도 매우 짧아지고 봄인 듯하다가 벌써 더움을 느끼는 여름이다. 봄이 짧으니 봄에 피는 꽃들도 몰아서 일제히 피고 일제히 지는 것 같다. 이 시는 아쉬운 봄을 보내는 마음을 읊어 본 것이다. 기구(起句)의 2번 자인 춘(春) 자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가구(起句)에는 생략되고 ◎표시가 된 심(深), 심(尋)이고 침운목(侵韻目)이다. 기구에 압운을 쓰지 않은 때는 7번 자는 무조건 측성(仄聲)을 써야 한다. 만약 측기식(仄起式)으로 지을 경우 5번 자를 평성(平聲)을 해야만 마지막 세 글자가 모두 측성이 되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 마지막 세 글자가 모두 측성이거나 평성이 되는 것은 시의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기구(起句)의 1번 자 전(餞)과 전구(轉句) 1번 자 장(牆)의 평측(平仄)을 변화시켰고, 나머지는 전범(典範)을 잘 따랐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