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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Jun 11. 2024

98) 移秧吟(이앙음) / 모내기를 읊다

漢詩習作(240610)

移秧吟(이앙음) / 모내기를 읊다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勤農水耖不辭晨

근농수초불사신

○○●●●○◎

근면한 농부의 써레질 새벽도 마다 않고


沃畓移秧重似身

옥답이앙중사신

●●○○●●◎

기름진 논의 모내기 몸처럼 중히 여겨.


綠綺綿綿豊豫約

녹기면면풍예약

●●○○○●●

푸른 비단 이어지듯 풍년을 예약하니


黃昏洗具酌招隣

황혼세구작초린

○○●●●○◎

저녁에 연장 씻고 이웃 불러 술 따르네.

이 시는 유월이 되어 농촌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거나 이미 모내기를 끝낼 시기의 농촌 모습을 연상하면서 읊은 것이다. 금삿갓이 어릴 적에 모내기를 할 때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품앗이를 하는 것이다. 그 시를 놓치면 모판의 모가 웃자라서 모내기하기에 부적절하다. 어린아이들도 그냥 놀고만 있을 수 없다. 모내기철에는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아이들은 어른들이 마실 물이나 막걸리 주전자를 들어다 드리던가, 못줄을 잡고 있거나 모를 날라 와서 어른들의 뒤쪽에 준비하곤 했다. 지금이야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일 년 벼농사에 모내기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農(농) 자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신(晨), 신(身), 린(隣)이고 진운목(眞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모든 구의 평측(平仄)은 전범(典範)을 잘 따랐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지만, 水耖(수초)는 논을 고르는 써레를 말한다. 파(耙)도 써레이고, 초파(耖耙)를 붙여서 써레로 하기도 한다. 매천(梅泉) 황현(黃玹)의 시(詩) <관이앙(觀移秧)>에서 써레를 수초로 표현하고 있다. 不辭(불사)는 사양하지 않는 것이다. 綿綿(면면)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모양이다. 洗具(세구)는 흙 묻은 농기구 즉 연장을 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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