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쉬지 않고 흘러 벌써 6월의 반을 훌쩍 넘겨 하지(夏至)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제일 길고 밤의 길이는 제일 짧은 날이 하지니까 동지(冬至)의 정반대 절기이다. 옛날부터 하지 즈음에는 농번기로서는 최고로 바쁜 시기이다. 보리 수확, 메밀 파종, 누에치기, 마늘 수확, 감자 수확 등등 농촌에는 할 일이 태산 같다. 금삿갓도 어릴 때 시골에서 농부의 자식으로 생활해서 그 실정을 잘 안다. 그래서 오늘은 하지를 목전에 둔 정서를 읊어 본 것이다. 농사일 중에서 가장 괴롭던 게 보리를 수확한 후에 보리타작하는 것과 담배 농사에서 담배 잎을 건조실에 매다는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나마 누에 치는 일은 여성들의 일이라서 어릴 때는 그 일을 돕기도 했다. 누에가 어릴 때는 뽕잎은 따서 칼로 잘게 썰어서 누에에게 주다가 조금씩 자라면 뽕잎을 따서 통째로 준다. 누에가 4 잠 정도 잘 때면 아예 뽕나무 가지를 베어서 가지채로 얼기설기 쌓아 놓으면 자기들이 알아서 찾아 먹는다. 큰 누에가 뽕잎은 먹는 소리는 마치 소나기가 쏟아지는 것 같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麥(맥) 자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장(長), 양(楊), 망(忘)이고 양운목(陽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승구(承句)의 1번 자인 적(積), 결구(結句)의 3번 자인 불(不) 자의 평측을 변경하였고, 전구(轉句)의 5번 자인 호(好)와 결구(結句)의 5번 자인 감(酣) 자의 평측을 상호 교체하였다. 이를 한시(漢詩)의 용어로 상체(相替)라 한다.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의 경우에 이렇게 변형해서 사용한 수 있다. 칠언절구 4개의 구(句)에서 1번에서 7번까지 번호별로 4개 모두가 평성이거나 측성이 되면 안 된다. 이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