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하지(夏至)를 지나서 본격 여름의 더위와 장마가 계속되는 계절의 정서를 읊은 것이다. 여름의 밤은 짧지만 사람들의 잠도 일찍 깨어나서 활동을 시작한다. 금삿갓이 자란 시골 동네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벽 일찍 일어나서 농사일이나 집안일을 돌보곤 하였다.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새벽에 일어나 마당을 쓸거나 소의 먹이인 소꼴을 베어 와야 했다. 하루의 일과는 끝이 없고, 오로지 태양이 지고 땅거미가 내려앉아야 끝이다. 내일도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살아있는 생전에 일을 끝낼 수는 없는 것이다, 일은 끝없이 생기고 찾아서 하려면 더욱 많은 법이다. 그래서 게으른 사람과 부지런한 사람은 팔자부터 다른 것이다. 세상 일에 끝없이 시달려 지친 일상을 읊어 본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歇(헐) 자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증(蒸), 등(登), 항(恒)이고, 증운목(蒸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모든 구(句)의 평측(平仄)도 전범(典範)대로 잘 맞추었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다. 雨歇(우헐)은 비가 그치는 것이다. 雞鳴(계명)은 새벽닭이 우는 것이다. 옛날 시계가 없을 때에는 시간을 알리는 관직도 있었다. 翠煙(취연)은 푸른 연기이고, 無終(무종)은 끝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