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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Jul 02. 2024

102. 曉夏吟(효하음) / 새벽의 여름을 읊다.

漢詩習作(240701)

曉夏吟(효하음) / 새벽의 여름을 읊다.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雨歇鷄鳴霧欲蒸

우헐계명무욕증

●●○○●●◎

비 그치고 새벽닭 우니 안개는 찌려 하고


曾炊草屋翠煙登

증취초옥취연등

○○●●●○◎

일찍 밥 짓는 초가집에 푸른 연기 오르네.


長長夏日何忙急

장장하일하망급

○○●●○○●

긴 긴 여름날 어찌 바쁘고 급하나?


世事無終不覺恒

세사무종불각항

●●○○●●◎

세상 일 끝없음을 늘 깨닫지 못하지.

이 시는 하지(夏至)를 지나서 본격 여름의 더위와 장마가 계속되는 계절의 정서를 읊은 것이다. 여름의 밤은 짧지만 사람들의 잠도 일찍 깨어나서 활동을 시작한다. 금삿갓이 자란 시골 동네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벽 일찍 일어나서 농사일이나 집안일을 돌보곤 하였다.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새벽에 일어나 마당을 쓸거나 소의 먹이인 소꼴을 베어 와야 했다. 하루의 일과는 끝이 없고, 오로지 태양이 지고 땅거미가 내려앉아야 끝이다. 내일도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살아있는 생전에 일을 끝낼 수는 없는 것이다, 일은 끝없이 생기고 찾아서 하려면 더욱 많은 법이다. 그래서 게으른 사람과 부지런한 사람은 팔자부터 다른 것이다. 세상 일에 끝없이 시달려 지친 일상을 읊어 본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歇(헐) 자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증(蒸), 등(登), 항(恒)이고, 증운목(蒸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모든 구(句)의 평측(平仄)도 전범(典範)대로 잘 맞추었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다. 雨歇(우헐)은 비가 그치는 것이다. 雞鳴(계명)은 새벽닭이 우는 것이다. 옛날 시계가 없을 때에는 시간을 알리는 관직도 있었다. 翠煙(취연)은 푸른 연기이고, 無終(무종)은 끝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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