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모내기도 끝나고, 보리나 감자 등 여름작물도 수확을 끝낸 시기에 이젠 가을 작물들의 생육과 결실이 잘 되기를 기원해 보고자 하는 정서를 읊은 것이다. 장마와 삼복더위가 계속되는 무더운 여름에는 사람도 마찬가지이지만 농작물도 병충해가 발생하기 아주 좋은 조건이다. 날씨가 습하고 더운 여름에는 사람은 식중독 위험이 있듯이 농작물도 생육과 번성에 한창일 시기에 병충해를 입으면 한 해의 농사를 망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 금삿갓은 농민들의 애환을 정서에 담아 백곡비장(百穀肥長)의 뜻을 담아 본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長(장) 자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원(原), 번(繁), 준(樽)이고, 원운목(元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승구(承句)의 5번 자 농(農), 전구(轉句)의 1번 자 무(無), 결구(結句)의 1번 자 치(致)의 평측(平仄)을 변경하였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다음과 같다. 삼경(三庚)은 삼복(三伏)의 다른 말이다. 치재(致齋)는 제관이 되는 사람이 제사 전에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가짐을 바로 하는 것을 말한다. 후직(后稷)은 농사와 곡식을 관장하는 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