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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Jun 25. 2024

101. 雲帶山家(운대 산가) / 구름 두른 산속 집

漢詩習作(240624)

雲帶山家(운대 산가) / 구름 드리운 산속 집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訪友雲山草幕空

방우운산초막공

●●○○●●◎

구름 낀 산에 친구를 찾아가니 초막은 비었고


迷吾犬吠篳門風

미오견폐필문풍

○○●●●○◎

나를 모르는 개가 짖고 사립문엔 바람만 이네.


君知王息剡溪事

군지왕식섬계사

○○○●●○●

그대는 아는가, 왕휘지의 섬계 고사를


興盡不逢言志通

흥진불봉언지통

●●●○○●◎

흥취 다해 안 보아도 시(詩)로는 통하는 걸.

이 시는 여름을 맞아 도시를 떠나 은퇴하여 산속에서 은거하고 있는 글벗을 찾아서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자 하는 감회를 읊은 것이다. 벗은 있는 것만으로도 푸근하니, 못 만나도 좋고 만나면 더욱 좋은 것이다. 구름 드리운 산속에서 벗이 있든 없든 산의 느낌만으로 이미 기분이 좋은 것이다. 그래서 옛날 동진(東晉)의 서성(書聖) 왕희지(王羲之)의 5남인 왕휘지(王徽之)가 산음(山陰)에 살았다. 눈이 내리는 어느 밤에 한 잔 술을 마시며 좌사(左思)의 <초은시(招隱詩)>를 읊다가 섬계(剡溪)에 은둔하고 있는 화가 겸 음악가인 친구 대규(戴逵)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밤새 그가 있는 곳으로 배를 타고 갔다. 날이 밝아 도착하자 만나지도 않고 도리어 배를 돌려 돌아갔다. 사람들이 물으니, 흥이 일어 찾았으나 흥이 다하니 돌아오게 되었다고 대답하였다. 이것이 바로 승흥이래(乘興而來) 흥진이반(興盡而反), 설야방대(雪夜訪戴) 등의 고사이다. 친구를 찾는 것이 이렇듯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해도 서로 통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友(우) 자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공(空), 풍(風), 통(通)이고 동운목(東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전구(轉句)의 3번 자인 서(書), 결구(結句)의 3번 자인 불(不) 자의 평측을 변경하였고, 전구(轉句)의 5번 자인 섬(剡)과 결구(結句)의 5번 자인 언(言) 자의 평측을 상호 교체하였다. 이를 한시(漢詩)의 용어로 상체(相替)라 한다.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의 경우에 이렇게 변형해서 사용한 수 있다. 칠언절구 4개의 구(句)에서 1번에서 7번까지 번호별로 4개 모두가 평성이거나 측성이 되면 안 된다. 이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없는데, 필문(篳門)은 사립문이고, 왕식(王息)은 서성(書聖) 왕희지(王羲之)의 5남인 왕휘지(王徽之)를 두 글자로 줄이고자 만든 조어(造語)이다. 섬계(剡溪)의 고사를 쓰고자 만든 것이다. 언지(言志)는 시(詩)의 별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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