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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與浩初上人同看山寄京華親故(여호초상인동간산기경화

금삿갓의 漢詩工夫(240711)

by 금삿갓

與浩初上人同看山寄京華親故(여호초상인동간산기경화친고) / 호초 스님과 함께 산을 바라보다 장안의 친구에게 시를 부치다

- 柳宗元(유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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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畔尖山似劍鋩

해반첨산사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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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뾰족한 산은 칼날과 같고


秋來處處割愁腸

추래처처할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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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오자 곳곳에서 시름겨워 창자를 에이네.


若爲化得身千億

약위화득신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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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몸으로 변함을 얻을 수 있다면


散上峰頭望故鄕.

산상봉두망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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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 꼭대기 흩어 올라 고향을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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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浩初上人(호초상인) : 담주(潭州, 지금의 호북성湖南省 장사長沙) 사람. ‘上

人(상인)’은 스님에 대한존칭. 임하(臨賀)에서 유주(柳州)까지 유종원을 찾아왔었다고 한다.

* 京華(경화) : 서울. 여기서는 장안(長安)을 가리킨다.

* 海畔(해반) : 바닷물과 땅이 서로 닿은 곳이나 그 근처. 바닷가.

* 劍鋩(검망) : 칼날.

* 親故(친고) : 친척과 오래된 친구를 아울러 이르는 말.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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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차)는 看山有感而作也(간산유감이작야)라. 山之尖者(산지첨자)가 若釼之鋩而當此秋風(약검지망이당차추풍)하야. 如割愁膓(여할수장)이라. 然而有所願者(연이유소원자)하니 此身(차신)이 變化爲千億身(변화위천억신)하야 散上千億峯則可以望吾之故鄕也(산상천억봉즉가이망오지고향야)라. 上二句(상이구)는 言見山而似劒割膓也(언견산이사검할장야)요. 下二句(하이구)는 言故鄕之思(언고향지사)가 切且緊焉故(절차긴언고)로 化身上峯也(화신상봉야)라. 然而不可得之事(연이불가득지사)로대 搆虛望之詞也(구허망지사야)라.

이 시는 산을 보고 느낌이 있어서 지은 것이다. 산이 뾰족한 것이 마치 칼날과 같고 이런 가을바람을 만나 창자를 에이는 듯하였다. 그래서 원하는 것이 있었으니, 이 몸이 변하여 천억의 몸으로 화하여 천억의 봉우리 위로 흩어져 올라가면 내 고향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윗 두 구절은 산을 보고 칼날이 창자를 에이는 것 같다는 말을 하였고, 아래의 두 구절은 고향 생각이 간절하고 긴박하였으므로, 몸이 변하여 산봉우리로 올라가고 싶으나 불가능한 일이므로 희망의 말을 헛되이 얽어서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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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종원(柳宗元, 773~819) : 당나라의 문학가, 철학자이다. 자는 자후(子厚), 하동해(河東解, 지금의 산서 운성서) 사람이다. 세칭 유하동. 정원 9년(793년), 스물한 살에 유종원(柳宗元)이 진사에 급제하여 교서랑(校書郞)에 올랐다. 26세에 굉사과(宏辭科)에 급제하여 남전위(南田尉)를 진급시켜 어사리행을 감찰하였다. 유우석 등 개혁을 주장하는 왕숙문그룹, 임례부원외랑. 영정혁신이 실패한 뒤 영주 사마로 좌천됐다. 유주자사(柳州刺史)로 옮겨 '유류주(柳柳州)'라고도 하였다. 한유 고문운동을 창도하여 함께 등재되었다. 당송팔대가 '한류'라고 표현했다. 산문이 웅건하고 사리가 투철하다. 산수 여행기는 특히 유명하다. 우화의 필치가 날카롭고 시풍이 맑고 그윽하다. 저서로 『하동선생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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