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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宮中詞(궁중사) 1

금삿갓의 漢詩工夫(240713)

by 금삿갓

宮中詞(궁중사) 1

- 王建(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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魚藻宮中鎖翠娥

어조궁중쇄취아

○●○○●●◎

어조궁 안에 쇠사슬이 묶인 아름다운 궁녀


先皇行處不曾過

선황행처부증과

○○○●●○◎

선황이 다니던 길 일찍이 지나지 못하였더니


如今池底休鋪錦

여금지저휴포금

○○○●○○●

지금 연못 아래 비단을 펼쳐 놓지 않아도


菱角鷄頭積漸多

릉각계두적점다

○●○○●●◎

마름 열매와 가시연밥 점점 많이 쌓인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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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魚藻宮(어조궁) : 당(唐) 나라의 궁전인데, 원래는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이 총애하던 척희(戚姬)를 위해지어 준 궁전임.

* 翠娥(취아) : 비취 옷을 입은 궁녀 즉 미녀를 지칭한다.

* 不曾(부증) : ~이 아님. 몰유(沒有).

* 如今(여금) : 지금, 오늘날.

* 菱角(능각) : 마름의 열매

* 鷄頭(계두) : 가시연밥(芡)의 다른 말. 옛날에는 제사를 지낼 때 마름의 열매인 菱仁(능인)과 가시연꽃의 열매(芡仁)를 제물로 올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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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亦懷古之詩也(차역회고지시야)라. 昔(석)에 隋煬帝宮樹凋落(수양제궁수조락)이면 剪綵爲花葉(전채위화엽)하며 爲菱芡(위릉감)하고 帝(제)가 月夜(월야)에 從宮女數千騎(종궁녀수천기)하고 作淸夜遊曲(작청야유곡)하야. 馬上奏之(마상주지)러니, 今見其宮(금견기궁)하니 翠眉紅粧之宮女不知去處(취미홍장지궁녀부지거처)하고 如今池底(여금지저)에 尙有菱角鷄頭之多積則不必鋪錦耳(상유릉각계두지다적즉불필포금이)라. 上二句(상이구)는 言魚藻宮之宮娥先皇之行處(언어조궁지궁아선황지행처)에 不曾過也(부증과야)오. 下二句(하이구)는 言當年(언당년)에 以綵爲菱芡(이채위릉검)하야. 沈於池底者(심어지저자)가 尙有積多云也(상유적다운야)라.

이 시도 회고시다. 옛적에 수양제가 궁궐에 나뭇잎이 지면 비단을 잘라 꽃과 잎을 만들어 마름과 연꽃을 만들게 하고, 황제가 달밤에 궁녀 수천 명을 따라 말을 타고, 맑은 밤놀이에 노래를 지어서 말위에서 연주하였다. 지금 그 궁을 보니 푸른 눈썹에 붉게 단장한 궁녀는 간 곳을 알지 못하겠고, 마치 지금 연못 아래에는 아직도 마름 열매와 가시연밥이 많이 쌓여 있는 것 같으니 비단을 펼칠 필요는 없다. 위의 두 구절은 어조궁의 예쁜 궁녀가 선황제가 다니던 곳에 일찍이 지나지 못하였다는 말을 하였고, 아래의 두 구절은 당년에 비단으로 마름과 연꽃을 만들어 연못 아래에 잠긴 것이 아직도 많이 쌓여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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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王建(왕건) : 당나라 영천(穎川) 사람. 자는 중초(仲初)다. 집안이 영락하여 어린 나이에 위주(魏州)에서 살았다. 헌종(憲宗) 원화(元和) 때 처음으로 벼슬하여 소응현승(昭應縣丞)이 되었다. 태부시승(太府寺丞)과 태상시승(太常寺丞), 비서승(秘書丞)을 역임했다. 代宗(대종) 大曆年間(대력연간, 766~779)에 渭南尉(위남위), 문종(文宗) 대화(大和) 연간에 섬주사마(陜州司馬)로 나가 왕사마(王司馬)로도 불린다. 만년에 벼슬을 버리고 함양(咸陽)에 은거했다. 일생을 한직(閑職)에서 불우하게 지냈다. 악부시(樂府詩)에 능해 장적(張籍)과 이름을 나란히 해서 ‘장왕악부(張王樂府)’라 불렸다. 하층 민중들의 생활상을 시로 노래했다. 특히 궁사(宮詞) 100 수가 있어 인구에 널리 회자되었다. 문집에 『왕사마집(王司馬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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