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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逢賈島(봉가도) / 가도를 만나서

금삿갓의 漢詩工夫(240717)

by 금삿갓

逢賈島(봉가도) / 가도를 만나서

- 張籍(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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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房逢着款冬花

승방봉착관동화

○○○●●○◎

승방에서 관동화(가도)를 딱 만나서


出寺行吟日已斜

출사행음일이사

●●○○●●◎

산사를 나와 읊으며 걸으니 해 이미 기우네.


十二街中春色徧

십이가중춘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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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거리 가운데에는 춘색이 두루 퍼졌고


馬蹄今去入誰家

마제금거입수가

●○○●●○◎

말 타고 지금 가서 뉘 집에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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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賈島(가도) : 당(唐) 나라 때의 시인. 처음 승려가 되었으나 한유(韓愈)와 교류하여 환속하여 시인이 됨. 한유와 시의 퇴고(推敲)에 대한 일화가 있다.

* 款冬花(관동화) : 국화과에 속하는 꽃으로 겨울과 봄 사이에 노란 민들레와 같은 모양으로 핀다. 추위를 견뎌내고 얼음을 깨고 나와 피어나니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여기서는 승방에서 가도를 만났다 하지 않고, 혹한에도 꽃을 피우는 관동화 꽃을 만났다 한 것은 가도의 신세가 어렵고도 고고한 인격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 着(착) : 著(착)과 통하는 글자이다. 동사 뒤에 붙어 행위의 결과나 완료 등을 보조하는 보조사이다.

* 行吟(행음) : 거닐며 읊조리다.

* 十二街(십이가) : 장안(長安) 황성(皇城) 안에는 남북으로 일곱 거리, 동서로 다섯 거리 등 모두 열두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보통 장안성(長安城)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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島(도)가 初爲僧(초위승)하고 後擧進士(후거진사)하야. 不合於時(불합어시)하야. 鬱鬱不得志(울울부득지)라. 以款冬花(이관동화)도 比島之能耐歲寒也(비도지능내세한)라. 謂島(위도)가 出山而行吟(출산이행음)은 將有所適(장유소적)이나 奈日已斜矣(나일이사의)니 能無遲暮之感(능무지모지감)이리오. 京城(경성)에 有十二街衢(유십이가구)하니 並屬時貴所居(병속시귀소거)하야. 如春色之徧(여춘색지편)하니, 彼欵冬花者(피관동화자)가 豈能投合乎(기능투합호)아. 馬蹄雖去(마제수거)나 今無愛此欵冬花者而又將誰人乎(금무애차관동화자이우장수인호)아. 所以深嗟賈島之不合時也(소이심차가도지불합시야)라.

가도가 처음엔 승려가 되었고, 후에 진사로 천거되었으나 시대와 영합하지 못하여 울적하고 뜻을 얻지 못하였다. 관동화로서 가도가 심한 겨울 추위를 견딤에 견준 것이다. 가도가 산사에서 나와 거닐면서 읊조리는 것은 장차 마땅한 곳이 있어서인데, 어찌 날이 이미 기울었다고 하였으니, 능히 늦은(늙은) 느낌이 없었겠는가? 서울엔 12 거리가 있는데, 당시의 귀인들이 살던 곳과 나란히 이어져서 봄빛이 두루 펴진 듯 하니, 저 관동화(가도)라는 것이 어찌 뜻이 맞을 수 있겠는가? 말을 타고 비록 가지만 지금은 이 관동화를 사랑하는 이 없으니 또한 장차 누구이겠는가? 그래서 가도의 당시 시속과 부합하지 못하는 까닭을 심히 탄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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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張籍(장적) : 768년 출생 – 830년 사망 추정, 자는 文昌(문창)이고, 中唐(중당)의 문관, 시인. 河北省 濮陽(하북성 복양) 사람이다. 進士(진사)에 급제하여 韓愈(한유)의 천거로 國子博士(국자박사)가 되었고, 國子司業(국자사업)을 역임했다. 古詩(고시)와 書翰, 行草(서한, 행초)에 능했고, 樂府(악부)에도 능하여 王建(왕건)과 이름을 같이했다. 한유에게 ‘노름을 즐기고 남에게 이기려는 승벽이 세며 老佛(노불)을 배척하여 미움을 받으니 맹자처럼 글로 후세에 남기지 못하리라.’는 신랄한 편지를 보낸 바가 있으며 ‘張司業詩集(장사업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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