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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Sep 10. 2024

110. 白露吟(백로음) / 백로에 읊다

110. 白露吟(백로음) / 백로에 읊다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白鷺長鳴節氣流

백로장명절기류

●●○○●●◎

백로의 긴 울음에 절기가 흐르고


花心結露歲添愁

화심결로세첨수

○○●●●○◎

꽃술에 이슬 맺히니 세월의 시름 더하네.


吾頭汝羽雖相似

오두여우수상사

○○●●○○●

나의 머리 네 깃털 비록 서로 비슷해도


雅趣詩情豈唱酬

아취시정기창수

●●○○●●◎

아취 있는 시정을 어찌 주고받을까.

갑진년(甲辰年) 올해는 정말 더위가 사람을 지치게 한다. 동남아도 아니고 적도(赤道) 지방이나 아프리카 사막 지방 같다. 예년에는 광복절만 지나면 동해안에 욕수욕장이 철수하고 피서가 끝나는데, 9월이 중순을 바라보고 추석이 코앞인데 날씨는 염천(炎天)이다. 절기상으로 백로(白露)를 지나고 있으니 가을의 문턱에 온 것이다. 그런데 한낮의 기온은 33~34도에 머물고 있어서 계절이 거꾸로 돌아가나 걱정이다. 이런 이상 기후가 계속되는 마당에 백로의 절기라도 느끼며 빨리 더위가 물러가고 오곡백과가 결실을 맺는 가을이 오기를 소망하는 심정으로 이 시를 읊어 본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로) 자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류(流), 수(愁), 수(酬)이고, 우운목(尤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각구(各句)의 평측(平仄)을 전범에 딱 맞게 렴(簾)을 맞추었다. 특별히 어려운 시어(詩語)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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