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甲辰年) 올해는 정말 더위가 사람을 지치게 한다. 동남아도 아니고 적도(赤道) 지방이나 아프리카 사막 지방 같다. 예년에는 광복절만 지나면 동해안에 욕수욕장이 철수하고 피서가 끝나는데, 9월이 중순을 바라보고 추석이 코앞인데 날씨는 염천(炎天)이다. 절기상으로 백로(白露)를 지나고 있으니 가을의 문턱에 온 것이다. 그런데 한낮의 기온은 33~34도에 머물고 있어서 계절이 거꾸로 돌아가나 걱정이다. 이런 이상 기후가 계속되는 마당에 백로의 절기라도 느끼며 빨리 더위가 물러가고 오곡백과가 결실을 맺는 가을이 오기를 소망하는 심정으로 이 시를 읊어 본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鷺(로) 자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류(流), 수(愁), 수(酬)이고, 우운목(尤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각구(各句)의 평측(平仄)을 전범에 딱 맞게 렴(簾)을 맞추었다. 특별히 어려운 시어(詩語)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