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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竹枝詞(죽지사) 2

금삿갓의 漢詩工夫(241002)

by 금삿갓

竹枝詞(죽지사) 2

- 柳禹錫(유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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瞿塘嘈嘈十二灘

구당조조십이탄

●○○○●●◎

구당협의 시끄러운 열 두 여울


此中道路古來難

차중도로고래난

●○●●●○◎

이 가운데 길은 예로부터 험난한데.


長恨人心不如水

장한인심불여수

○●○○●○●

오랜 한 맺힌 인심 물 같지도 않다오.


等閒平地起波瀾

등한평지기파란

●○○●●○◎

무단히 평지에서도 파란을 일으킨다네.

* 瞿塘峽(구당협) : 장강 삼협 중에서 가장 물살이 세차고 거칠기로 유명한 곳으로 강가 곳곳에는 암초가 숨어 있고, 그중에 가장 큰 것이 염퇴라 하는데, 사천성 봉절현(奉節縣) 동남쪽 양자강 상류에 있는 협곡이다. 시인은 구당협보다 인심이 더 무섭다고 탄식한다. 구당협의 험난한 물살은 지형 때문이라는 것을 아니 조심하면 되지만 인심이란 평지에서도 험난한 물살을 일으키며 언제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고한 사람을 모함하고, 등 뒤에서 비수를 꽂고 천 길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 인심을 겪었던 유우석의 피를 토하며 죽을 만큼 억장 무너지는 체험에서 나온 탄식과 슬픔이 생생하게 담긴 시가 바로 위의 시라 한다.

* 嘈嘈(조조) : 떠들썩하다. 시끌벅적하다.

* 等閑(등한) : 공연히. 까닭 없이. 무관심하거나 소홀하다.

* 波瀾(파란) : 잔물결과 큰 물결. 어려운 시련.

此(차)는巴渝之地(파유지지)라. 言上二句(언상2구)는 道路(도로)가 自古險峻(자고험준)하야. 瞿塘(구당)이 分十二灘(분12탄)이라. 下二句(하2구)는 惟彼人心(유피인심)은 反不如水(반불여수)하야. 起波瀾於平地(기파란어평지)라. 言瞿塘(언구당)이 地險(지험)이 如彼而人心甚於瞿塘(여피이인심심어구당)하야. 自歎之詞也(자탄지사야)라.

이곳은 파유의 땅이다. 위 두 구절의 말은 도로가 예로부터 험준하여 구당이 열 두 여울로 나뉜다는 것이요. 아래 두 구절은 오직 저 사람의 마음이 도리어 물과 같지 않아서 평지에 파란을 일으킨다는 말이다. 구당의 땅이 험하기가 저와 같고 인심이 구당보다 심하여 스스로 탄식한 말이다.

* 劉禹錫(유우석, 772~842) : 당나라 중기 낙양인(洛陽人)으로 자(字)가 몽득(夢得)이다. 덕종(德宗) 정원(貞元) 초(785)에 진사로 정계에 진출한 후, 795년 박학굉사과(博學宏詞科)에 급제하여 회남절도사 두우(杜佑, 735~812)의 막료가 되었으며, 감찰어사(監察御史)가 된 후에는 왕숙문(王叔文, 758~806) · 유종원 등과 함께 환관과 권문세족들의 잘못된 권력을 쇄신하는 정치개혁을 시도하였다. 왕숙문은 덕종 때 왕비(王 )와 더불어 태자의 독서를 맡은 동궁시독(東宮侍讀)을 지냈다가, 태자가 순종(順宗)에 즉위하자 한림학사(翰林學士)가 되었다. 순종의 신임을 받은 왕숙문은 위집의(韋執誼)를 재상으로 추천하였으며, 또한 유우석과 유종원 등을 조정의 대신으로 기용해 개혁정치를 펼쳤다. 왕숙문이 어머님의 병환으로 물러난 지 146일 만에 환관 구문진(俱文珍)이 순종을 퇴위시키고 헌종(憲宗)을 옹립하면서 왕숙문은 투주사호참군(渝州司戶參軍)으로 쫓겨난 뒤 다음 해 피살되었다. 그 결과 유우석과 유종원도 헌종 영정(永貞) 원년(805)에 지방으로 쫓겨났다. 유종원은 영주(永州, 호남 영릉)로, 유우석은 낭주(朗州, 호남 상덕)로 좌천되었다. 유우석이 좌천되었을 때, 지방 관원은 그가 못마땅하여 숙소를 세 번이나 옮겼는데, 세 번째 옮긴 숙소는 딸랑 침대 하나만 놓여 있었다고 한다. 그럴 때 그는 이렇게 <누실명(陋室銘)>을 읊었다. “산이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이름난 산이요. 물은 깊지 않아도, 용이 살면 영험한 물이지. 이곳은 누추한 방이나, 오직 나의 덕으로도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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