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가을이 깊어가면서 계절의 손님인 기러기가 무리 지어 날아오고, 물가에는 새벽 물안개가 짙게 깔리는 즈음을 읊은 것이다.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나무에 까치들이 요란하게 지저귄다. 들국화는 찬 이슬을 맞아 더욱 그윽하게 향기를 안으로 갈무리한다. 제1구 2번 자(字)인 起(기) 자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동(東), 풍(風), 풍(楓), 풍(豊), 궁(窮)이고, 동운목(東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율시(律詩)는 절구(絶句)의 2배 분량이다. 절구의 기승전결(起承轉結)에 해당하는 수함경미(首頷頸尾)로 나누어진다. 수련(首聯)은 1~2구, 함련(頷聯)은 3~4구, 경련(頸聯)은 5~6구, 미련(尾聯)은 7~8구이다. 함련과 경련은 출구(出句 : 첫 번째 구)와 낙구(落句 : 뒤의 구)의 각 시어(詩語)들이 서로 대응(對應)을 이루어야 한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지만, 飄然(표연)은 말없이 훌쩍 떠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