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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Nov 07. 2024

119. 曉雁(효안) / 새벽 기러기

漢詩習作(241105)

曉雁(효안) / 새벽 기러기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曉起開窓漸白東

효기개창점백동

●●○○●●◎

새벽에 일어나 창을 여니 동쪽이 점차 밝아지고


南飛雁列篳吹風

남비안렬필취풍

○○●●●○◎

기러기 떼 남으로 날고 사립엔 바람이 부네.


魚驚柳影露凝幹

어경류영로응간

○○●●●○●

버들 그림자에 물고기 놀라고 이슬은 줄기에 맺히네.


鵲鬧柿枝霞弄楓

작뇨시지하롱풍

●●●○○●◎

감 가지에 까치가 시끄럽고 노을은 단풍을 희롱하네.


夜話交朋相面乏

야화교붕상면핍

●●○○○●●

밤 이야기 나눌 벗을 만나기 부족해도


古詩傾酌內心豊

고시경작내심풍

●○○●●○◎

옛 시에 잔 기울이니 속마음 풍성하네.


無貪候鳥飄然返

무탐후조표연반

○○●●○○●

탐욕 없는 철새는 훌쩍 떠났다가 돌아오고


野菊寒霜怨豈窮

야국한상원기궁

●●○○●●◎

들국화는 찬 서리에 어찌 다함을 원망하리.

이 시는 가을이 깊어가면서 계절의 손님인 기러기가 무리 지어 날아오고, 물가에는 새벽 물안개가 짙게 깔리는 즈음을 읊은 것이다.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나무에 까치들이 요란하게 지저귄다. 들국화는 찬 이슬을 맞아 더욱 그윽하게 향기를 안으로 갈무리한다. 제1구 2번 자(字)인 起(기) 자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동(東), 풍(風), 풍(楓), 풍(豊), 궁(窮)이고, 동운목(東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율시(律詩)는 절구(絶句)의 2배 분량이다. 절구의 기승전결(起承轉結)에 해당하는 수함경미(首頷頸尾)로 나누어진다. 수련(首聯)은 1~2구, 함련(頷聯)은 3~4구, 경련(頸聯)은 5~6구, 미련(尾聯)은 7~8구이다. 함련과 경련은 출구(出句 : 첫 번째 구)와 낙구(落句 : 뒤의 구)의 각 시어(詩語)들이 서로 대응(對應)을 이루어야 한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지만, 飄然(표연)은 말없이 훌쩍 떠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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