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中問答(산중문답)
- 李白(이백)
問余何事棲碧山
문여하사서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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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일로 푸른 산에 사는지 내게 묻기에
笑而不答心自閒
소이부답심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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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답 안 하니 마음 절로 한가하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류수묘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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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흐르는 물에 아득히 가나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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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천지에 있으니 인간 세상이 아니라네.
上二句(상2구)는 此敍問答(차서문답)이라. 下二句(하2구)는 言山中(언산중)에 此詩信手拈來(차시신수념래)하야. 字字入化(자자입화)하고 無段落可尋(무단락가심)이나, 特可會其意而不必拘其辭也(특가회기의이불필구기사야)라.
* 信手(신수) : 일이 손에 익어서 손을 놀리는 대로 제대로 됨.
* 拈來(념래) : 생각하기 위하여 생각의 대상을 가지고 오는 일.
위 두 구절은 이렇게 차례로 묻고 답한 것이요, 아래 두 구절은 산중의 이 시가 손 놀리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글자 글자가 절묘한 경지에 들어가서, 단락을 찾을 수 없지만, 특히 그 뜻은 알 수 있으니, 그 글자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 問之曰棲息於碧山之中(문지왈서식어벽산지중)이 此何事也(차하사야)오. 不答之而但笑之(부답지이단소지)하니 不答而笑之之中(부답이소지지중)에 有超群離俗(유초군리속)하고 輕世肆志之氣(경세사지지기)하고 見其碧山中(견기벽산중)에 淸溪流去而水中桃花泛泛而來則似非人世之間(청계류거이수중도화범범이래즉사비인세지간)하야. 殆近於武陵之仙源耳(태근어무릉지선원이)라.
묻기를 “푸른 산속에 깃들어 사는 것이 이 무슨 일인가?”에 답 없이 다만 웃기만 하니, 답 없이 웃기만 하는 그 가운데는 무리에서 뛰어넘고, 세속을 떠나서 세상을 가볍게 여기고, 뜻의 기운을 함부로 하는 데 있다. 푸른 산속의 맑은 시냇물이 흘러가고, 물 가운데에 도화가 둥둥 떠서 흘러오니, 곧 인간 세상 같지 않다. 거의 무릉의 신선의 근원에 가까운 것이다.
* 이백(李白) : 당(唐) 나라 현종(玄宗) 때의 시인. 자(字)는 태백(太白)이고. 호(號)는 주선옹(酒仙翁)·해상조오객(海上釣鰲客)·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태어날 때 어머니가 꿈에 태백성(太白星)을 보았다고 한다. 성품이 호방하여 세속에 매이지 않아 천하를 유람하며 시주(詩酒)로 생활하였다. 시풍이 웅기하고 호방하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언어의 흐름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음률의 조화와 변화가 다양하다. 천보(天寶) 원년(元年: 742년) 가을에 처음 장안(長安)에 나와 하지장(賀知章)을 만나 적선인(謫仙人)으로 찬양되면서, 그 명성이 온 세상에 퍼졌다. 그 뒤 현종(玄宗)을 알현하여 시문의 재능을 인정받아 한림공봉(翰林供奉)으로 임명되고 궁정 시인이 되기도 했으나, 일생을 불우하게 방랑하며 보냈다.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며 한시(漢詩)의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져 이백(李白)은 시선(詩仙), 두보(杜甫)는 시성(詩聖)으로 불린다. 성당(盛唐) 시기 시가(詩歌) 예술의 최고봉에 올랐다. 지금까지 전하는 시가 1천여 편에 달하고 이태백시집(李太白詩集) 30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