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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東魯門泛舟(동노문범주)

금삿갓의 漢詩工夫(241215)

by 금삿갓

東魯門泛舟(동노문범주) / 동로문에서 배를 띄우고

- 李白(이백)

日落沙明天倒開

일락사명천도개

●●○○○●◎

해 떨어져 밝은 백사장에 하늘이 거꾸로 열린 듯


波搖石動水縈廻

파요석동수영회

○○●●●○◎

파도가 흔들고 돌이 움직이며 물길 감도네.


輕舟泛月尋溪轉

경주범월심계전

가벼운 배 달빛에 띄워 계곡 찾아 돌아드니


疑是山陰雪後來

의시산음설후래

○●○○●●◎

마치 산음의 눈 온 뒤인가 의아하네.

* 東魯門(동로문) : 연주(兗州)의 성 동쪽에 있는 문. 자금의 산동성 곡부. 동로(東魯)는 춘추시대 노나라를 가리키는 말이며 지역을 말한다.

* 沙明(사명) : 달빛에 비쳐서 밝은 백사장.

* 천도(天倒) : 하늘이 물에 거꾸로 비치는 것.

* 縈廻(영회) : 瀠廻(영회)라고 표기된 것도 있는데 같은 뜻임. 물이 소용돌이치다. 맴돌다.

* 山陰(산음) : 산음현으로 지금의 절강성 소흥(紹興). 동진(東晉)의 서예가 왕희지(王羲之)의 아들 왕휘지(王徽之)가 산음에 거주했으며, 섬계(剡溪)에 사는 친구 대안도(戴安道)를 만나러 밤새 배를 저어 찾았다가 만나지 않고 돌아왔다는 고사가 있다.

東魯門(동로문)은 在兗州府城東(재연주부성동)이라. 第一句(제1구)는 言日光落下(언일락하)하야. 照沙而明(조사이명)하니 有似乎天在下者故(유사호천재하자고)로 曰倒開(왈도개)라. 第二句(제2구)는 言水騰起(언수등기)하야 爲波搖石如動(위파요석여동)하고 其四面(기사면)이 皆水(개수)하야. 縈旋廻繞(영선회요)하니. 總言泛舟時景(총언범주시경)이라.

동로문은 연주부 성의 동쪽에 있다. 첫째 구절은 햇빛이 떨어져 백사장을 비추어 밝으니 마치 하늘이 아래에 있는 것 같아서 倒開(도개 :거꾸로 열렸다)라고 한 것이다. 둘째 구절은 물이 뛰어올라 파도가 되어서 바위를 흔들어 움직일 듯하고, 그 사면이 모두 물로 얽혀 빙 돈다는 말이니, 배 띄울 때의 풍경을 총체적으로 말한 것이다.

第三句(제3구)는 言日落則月上(언일락즉 월상)하고 水縈廻則溪自轉折(수영회즉계자전석)이라. 於此時(어차시)에 泛舟尋溪(범주심계)하니 何减剡溪一曲(하감삼계일곡)이리오. 第四句(제4구)는 言晋王徽之居山陰(언진왕휘지거산음)하야. 夜雪初霽(야설초제)하고 月色淸朗(월색청랑)하야. 四望皓然(사망호연)하니 忽憶戴安道(홀억대안도)하야. 夜乘小船訪之(야승소선방지)러니 今之泛舟興同於王子也(금지범주흥동어왕자야)라.

셋째 구절은 해지고 곧 달뜨니 물이 얽혀 돌고 시내가 절로 꺾여 돌아간다는 말이다. 이때에 배를 띄워 시내를 찾으니 어찌 섬계 일곡보다 덜하겠는가? 넷째 구절은 진의 왕휘지가 산음에 살았는데, 밤눈이 처음 개여 달빛이 맑고 밝아 사방이 모두 하얗게 바라보니, 홀연 대안도가 생각나서 밤에 작은 배를 타고 방문했던 일을 말하는 것이니, 지금의 배를 띄움이 왕자유(王子猷)의 흥을 일으킴과 같다는 것이다.

* 이백(李白) : 당(唐)나라 현종(玄宗) 때의 시인. 자(字)는 태백(太白)이고. 호(號)는 주선옹(酒仙翁)·해상조오객(海上釣鰲客)·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태어날 때 어머니가 꿈에 태백성(太白星)을 보았다고 한다. 성품이 호방하여 세속에 매이지 않아 천하를 유람하며 시주(詩酒)로 생활하였다. 시풍이 웅기하고 호방하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언어의 흐름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음률의 조화와 변화가 다양하다. 천보(天寶) 원년(元年: 742년) 가을에 처음 장안(長安)에 나와 하지장(賀知章)을 만나 적선인(謫仙人)으로 찬양되면서, 그 명성이 온 세상에 퍼졌다. 그 뒤 현종(玄宗)을 알현하여 시문의 재능을 인정받아 한림공봉(翰林供奉)으로 임명되고 궁정 시인이 되기도 했으나, 일생을 불우하게 방랑하며 보냈다.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며 한시(漢詩)의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져 이백(李白)은 시선(詩仙), 두보(杜甫)는 시성(詩聖)으로 불린다. 성당(盛唐) 시기 시가(詩歌) 예술의 최고봉에 올랐다. 지금까지 전하는 시가 1천여 편에 달하고 이태백시집(李太白詩集) 30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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