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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集靈臺(집영대)

漢詩工夫(241217)

by 금삿갓

集靈臺(집영대)

- 張祜(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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虢國夫人承主恩

괵국부인승주은

●●○○○●◎

괵국부인 황제의 은총을 입었기에


平明騎馬入宮門

평명기마입궁문

○○●●●○◎

이른 아침 말을 타고 궁문으로 들어오네.


却嫌脂粉汚顔色

각혐지분오안색

●○○●○○●

지분이 도리어 얼굴 망칠 가봐 꺼려하여


淡掃蛾眉朝至尊

담소아미조지존

●●○○○●◎

눈썹 옅게 그리고 지존(至尊)을 알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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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集靈臺(집영대) : 長生殿(장생전)으로 당 현종은 天寶(천보) 6년(747)에 驪山(여산) 華淸宮(화청궁) 안에 장생전을 지었는데, 이곳은 신에게 제사 지내는 장소였다. 옛터가 지금의 陝西省(섬서성) 臨潼縣(임동현) 驪山(여산) 위에 있다.

* 虢國夫人(괵국부인) : 당나라 포주(蒲州) 영락(永樂) 사람. 양태진(楊太眞, 양귀비楊貴妃)의 셋째 언니다. 현종(玄宗) 천보(天寶) 7년(748) 한국부인(韓國夫人), 진국부인(秦國夫人)과 함께 같은 날 봉해졌다. 배씨(裵氏)에게 시집을 갔다. 양국충(楊國忠) 등 집안의 다섯 남매가 총애를 받았다. 15년(756) 안녹산(安祿山)이 장안(長安)을 함락하자 현종을 따라 마외(馬嵬)에 이르렀는데, 양국충이 피살당하고 양귀비가 목을 메어죽자 진창(陳倉)으로 달아났지만, 현령(縣令)에게 살해되었다. 화장을 하지 않고 맨 얼굴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황제를 만났다고 한다.

* 主(주) : 임금인 현종을 지칭한다.

* 平明(평명) : 하늘이 막 밝아오는 새벽녘을 말한다.

* 淡掃(담소) : 눈썹을 엷게 그린다는 뜻이다. 〈太眞外傳(태진외전)〉에 “괵국부인은 화장을 하지 않고, 스스로 미모를 과시하여 항상 맨 얼굴로 천자(天子)를 알현하였다.[虢國不施脂粉(괵국부시지분) 自衒美艶(자현미염) 常素面朝天(상소면조천)]”고 하였다.

* 朝(조) : 황제를 알현하는 것을 말한다.

* 至尊(지존) : 당 현종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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集靈臺(집영대)는 在華淸宮(재화청궁)하니 玄宗(현종)이 置(치)라. 貴妃三姨(귀비삼매)가 韓國秦國虢國三夫人而虢國(한국진국괵국삼부인이괵국)이 尤艶故(우염고)로 獨稱其承主恩(독칭기승주은)이라. 夫平明(부평명) 은 何時(하시)며 金門(금문)은 何地而騎馬以入者爲承主恩也(하지이기마이입자위승주은야)니 內作色荒(내작색황)은 明皇(명황)이 其有之乎(기유지호)인져.

집영대는 화청궁에 있으니 현종이 설치하였다. 귀비의 세 자매가 한국부인, 진국부인, 괵국부인, 세 부인으로 괵국부인이 더욱 요염하였으므로, 유독 그가 임금의 은총을 입었다고 일컬은 것이다. 저 平明(평명 : 새벽)은 어느 때이며, 금문(金門 : 궁문)은 어느 곳인가? 말을 타고 들어가는 자는 임금의 은총을 입었기 때문이다. 안에서 여색에 흠뻑 빠진 명황(현종)이 아마 그를 가진 것인가.

*色荒(색황) : 여색(女色)에 빠지는 일. 여색(女色)에 흠씬 빠져 있는 상태(狀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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汚顔色(오안색)은 外傳(외전)에 載虢國(재괵국)은 不施脂粉(불시지분)호대 自由美艶(자유미염)하야. 常素面朝天(상소면조천)이라하니. 嫌脂粉爲汚則自恃素面之潔矣(혐지분위오즉자시소면지결의)니. 隱然有勝過其姊之意(은연유승과기자지의)라. 朝至尊(조지존)은 此正平明時也(차정평명시야)라. 淡掃蛾眉(담소아미)는 不但寫其娟潔(부단사기연결)이라. 亦有急欲朝天之態(역유급욕조천지태)라.

汚顔色(오안색)은 외전에 ‘괵국부인은 지분을 바르지 않고 스스로의 미색으로 말미암아 항상 맨 얼굴로 천자를 알현하였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버릴까 봐 화장하기를 싫어하는 것은 즉 맨 얼굴의 깨끗함을 믿은 것이니 은연중에 그 언니보다 지나치게 낫다는 뜻을 갖은것이다. 朝至尊(조지존)은 이때 바로 새벽의 시간이었다. 눈 섶만 가볍게 그렸다는 것은 그의 예쁘고 깨끗함을 그릴뿐만 아니라 역시 급히 천자를 뵙고 싶은 모습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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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張祜(장호) : 중국의 淸河(청하 하북河北) 사람. 일설에는 南陽(남양 하남河南)이라고도 한다. 자는 承吉(승길)이다. 처음에 李光顔(이광안)에 의지했다가 나중에 姑蘇(고소)에 살면서 白居易(백거이)를 만났다. 元和(원화)와 長慶(장경) 연간에 시명(詩名)을 날렸는데, 令狐楚(영호초)가 매우 높이 평가하여 조정에 추천했다. 이에 長安(장안)으로 가서 황제에게 시를 바쳤지만 원진(元稹)이 중간에서 방해하며 “字句(자구)의 수식만을 일삼은 보잘것없는 재주여서 丈夫(장부)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함으로써 관직에 오르지 못했다. 그 후 淮南(회남)에 거주하면서 杜牧(두목)과 교유했다. 만년에 단양(丹陽) 곡아(曲阿)의 산수를 좋아하여 그곳에 집을 짓고 은거하다가 宣宗(선종) 大中(대중) 연간에 죽었다. <장승길문집(張承吉文集>에 460여 수의 시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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