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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渡桑乾(도상건) / 상건 하천을 건너며

漢詩工夫(241217)

by 금삿갓

渡桑乾(도상건) / 상건 하천을 건너며

- 賈島(가도) 혹은 劉皂(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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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舍幷州已十霜

객사병주이십상

●●○○●●◎

병주 땅에 나그네로 이미 십여 년


歸心日夜憶咸陽

귀심일야억함양

○○●●●○◎

돌아갈 마음에 밤낮 함양을 생각하네.


無端更渡桑乾水

무단갱도상건수

○○●●○○●

무단히 다시 상건의 냇물을 건너니


却望幷州是故鄕

각망병주시고향

●●○○●●◎

도리어 바라본 병주가 내 고향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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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桑乾(상건) : 상건하(桑乾河). 지금의 산서성 북부에서 하북성과 북경을 지나 발해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강.

* 客舍(객사) : 나그네가 묵는 숙소인데, 나그네로 지내다는 뜻이다.

* 幷州(병주) : 지금의 산서성 태원시.

* 十霜(십상) : 10 년. 성상(星霜).

* 咸陽(함양) : 지금의 산서성 함양시. 진대(秦代)의 수도로서 장안의 서쪽에 있는데, 후대의 시문에서는 그냥 장안의 의미로도 자주 쓰인다.

* 無端(무단) : 이유도 없이, 생각지도 않게, 뜻하지 않게. 무단히.

* 却望(각망) : 반대로 보다, 거꾸로 보다, 고개를 돌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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桑乾(상건)은 河源(하원)이 出馬邑縣北洪濤山下(출마음현북홍도산하)하야. 東南入蘆溝河(동남입로구하)라. 島作客寓太原(도작객우태원)이 已十年矣(이십년의)라. 已字妙(이자묘)라. 言客並十年(언객별십년)이 固已嘆其淹留矣(고이탄기엄류의)라. 憶咸陽(억함양)은 此十年中(차십년중)에 無日夜(무일야)에 不思歸咸陽則庶幾得歸故里(불사귀함양즉서기득귀고리)하야. 以慰我心乎(이위아심호)아. 無端(무단)은 猶言無故(유언무고)니 謂不知是何緣故(위부지시하연고)오. 竟由不得我作主(경유부득아작주)라.

상건은 물의 근원이 마읍현 북 홍도산 아래에서 나와서 동남으로 노구하에 들어간다. 가도가 객이 되어 태원에 붙어 산지 이미 십 년이 넘었다. 已(이) 자를 쓴 것이 묘하다. 병주에서 객이 된 지 십 년에 진실로 그가 오래 머묾을 이미 탄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함양을 생각함은 이 10년 중에 밤낮 함양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즉, 여러 번 바라건대 고향으로 돌아가서 내 마음을 위로할까. 無端(무단)은 無故(무고)라는 말과 같으니, 이 무슨 연고 때문에 끝내 내가 주인이 되지 못하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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渡桑乾(도상건)은 並州與咸陽近(병주여함양근)호대 尙不得歸(상부득귀)하니 不但不得歸而更北渡桑乾河(부단부득귀이갱북도상건하)하야. 又去竝州二百餘里矣(우거병주이백여리의)라. 竝州(병주)도 尙不得住(상부득주)온 何況歸咸陽(하황귀함양)고 却望是故鄕(각망시고향)은 却字更用得妙(각자갱용득묘)하니 言向爲憶故鄕故(언향위억고향고)로 厭竝州(염병주)러니 今却把竝州一望(금각파병주일망)에 當做故鄕(당주고향)하니 然則竝州而且不得(연즉병주차부득)하니 又安望歸咸陽哉(우안망귀함양재)아. 此(차)는 總爲憶咸陽心切故(총위억함양심절고)로 深一層寫法(심일층사법)이요. 非眞以並州(비진이병주)로 爲故鄕也(위고향야)라.

사건을 건너는 것은 병주와 함양이 가깝지만 아직도 돌아갈 수 없었다. 돌아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시 북으로 상간 하천을 건너 또 병주로 이백 여리를 간 것이다. 병주도 오히려 머물 수 없는데, 어찌 하물며 함양에 돌아갈 수 있겠는가? 却望是故鄕(각망시고향 ; 도리어 바라보니 고향)에서 却(각) 자를 쓴 것이 더욱 묘하니, 이 말은 여전히 고향을 추억하기 때문에 병주를 싫어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병주를 한번 바라봄에 당연히 고향이 되었다. 그러므로 병주도 안 되는데 또한 어찌 함양에 돌아갈 것을 바라겠는가? 이는 함양을 추억하는 마음의 간절함을 총괄하였다. 그러므로 한층 깊은 묘사법이요, 진정으로 병주를 고향으로 삼는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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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賈島(가도) : 中唐(중당)의 詩人(시인). 字(자) 浪仙(낭선). 號(호) 碣石山人(갈석산인). 僧侶名(승려명) 无本(무본). 河北省 氾陽(하북성 범양) 사람. 출가하여 중이 되고 뒤에 還俗(환속)하여 과거를 보았으나 급제 못 했으며 문서를 맡는 하급관리인 長江主簿(장강주부)를 역임하여 賈長江이라 별칭 했다. 시의 표현에 많은 고심을 하여 韓愈(한유)에게서 詩才(시재)를 인정받았고 ‘推敲(추고·퇴고)’ 일화를 남겼으며, 文集(문집)에 ‘長江集(장강집, 10권)’이 있다.


* 劉皂(유조) : 당나라 때 사람. 생애나 사적은 알 수 없다. 대체로 함양(咸陽) 사람으로, 덕종(德宗) 정원(貞元) 연간에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당시(全唐詩)』에 시 5수가 남아 있는데, 모두 절구(絶句)로 서정이 뛰어나다. 당나라의 영호초(令狐楚)가 편찬한 『어람시(御覽詩)』와 위장(韋莊)이 편찬한 『우현집(又玄集)』에 그의 시를 골라 싣고 있는데, 당시 그가 상당히 존중되었다는 것을 반증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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