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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題昔所見處(제석소견처) / 전에 보았던 곳에서

漢詩工夫(241218)

by 금삿갓

題昔所見處(제석소견처) / 전에 보았던 곳에서 짓다.

- 崔護(최호)

去年今日此門中

거년금일차문중

●○○●●○◎

지난해 오늘 이 문 안에서


人面桃花相映紅

인면도화상영홍

○●○○○●◎

얼굴과 복사꽃이 서로 비춰 붉더니.


人面不知何處去

인면부지하처거

○●●○○●●

그 얼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桃花依舊笑春風

도화의구소춘풍

○○○●●○◎

복사꽃 옛날처럼 봄바람에 웃고 있네.

* 依舊(의구) : 옛날 그대로 변함이 없다

崔護(최호)가 不第時(부제시)에 游成都(유성도)할새 得村居花木叢(득촌거화목총)하야. 渴求飮(갈구음)하니 有女啓門(유녀계문)하고 以盂水至(이우수지)하야. 倚桃樹佇立(의도수저립)하야. 意屬(의촉)이 殊甚(수심)이어늘 崔辭起(최사기)라. 其後(기후)에 尋之(심지)하니 門庭(문정)이 如故(여고)호대 戶扁(호편)이 鎖矣(쇄의)라. 因感傷題詩云(인감상제시운)이라. 此門中(차문중)은 貫下(관하)하니 以今年今日而想去年今日(이금년금일이상거년금일)하니 總只爲此門中之故(총지위차문중지고)라.

최호가 급제하지 못했을 때에 성도에서 노닐면서 꽃나무가 많은 마을에 들러 목이 말라 물을 구하니, 어떤 여인이 문을 열고 물 사발을 가지고 이르러 복숭아나무에 기대어 우두커니 서서 뜻을 붙임이 심히 달랐는데, 최호가 작별하고 가버렸다. 그 뒤에 그를 찾았으나 문과 정원은 전과 같았지만 문이 잠겨있었다. 이로 인해 감상을 시로 표현한 것이다. 이 문의 가운데는 아래 구절과 통하니, 금년 오늘로써 작년의 오늘을 생각하니 모두 다만 이 문안에서의 일인 것이다.

相映紅(상영홍)은 去年此門中(거년차문중)에 見人面(견인면)하고 因見桃花(인견도화)하니 紅的紅(홍적홍)과 白的白(백적백)이 相映(상영)하야. 更多嬌媚(갱다교미)라. 何處去(하처거)는 崔郞此來(최랑차래), 爲此門中桃花乎(위차문중도화호)아. 爲人面也(위인면야)라. 乃人面(내인면)은 獨不知其處所矣(독부지기처소의)니 眞使人悵然(진사인창연)이라. 笑春風者(소춘풍자)는 去年笑春風(거년소춘풍)은 桃花映着嬌面(도화영착교면)이러니 今年依舊笑春風(금년의구소춘풍)은 且笑着情痴郞(차소착정치랑)이 空對春風(공대춘풍)하야. 幾回悽惻也(기회처측야)라.

서로 붉게 비치는 것은 작년에 이 문안에서 미인의 얼굴을 보고, 인하여 복숭아꽃을 보니 붉은 은 붉고 흰 것은 희게 서로 비치어 더욱 예쁘고 아름다운 것이 많았던 것이다. 어디로 간 곳은 최랑이 이곳에 온 것이 이 문안의 복숭아꽃을 위해서인가? 여인의 얼굴을 위해서이다. 이에 유독 그 사람의 얼굴이 있는 그곳을 알지 못하니 참으로 사람을 슬프게 한다. 봄바람에 웃는다는 것은 작년 봄바람에 웃던 것은 복숭아꽃에 비치던 예쁜 얼굴이더니, 금년도 예전 같이 봄바람에 웃는 것은 또한 정을 붙인 어리석은 사나이가 공연히 봄바람을 대하고 몇 번이나 슬퍼하는 것을 비웃은 것이다.

* 최호(崔護) : 당나라 박릉(博陵, 지금의 河北 定縣) 사람. 자는 은공(殷功)이다. 정원(貞元) 12년(796) 진사가 되었다. 영남절도사(嶺南節度使)를 지냈다. 전하는 말로 청명(淸明) 때 혼자 도성 남쪽을 거닐다가 어느 마을에서 마실 물을 구했는데, 한 여자가 문을 열고 나와 그릇에 물을 담아 주면서 마실 때까지 작은 복숭아나무에 기대어 기다리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정겨웠다. 다음 해 청명 때 다시 찾았더니 문 앞은 예전과 같았지만 문은 닫혀 있었다. 이에 시 한 수를 지어 문에 적어 두었다. 『전당시(全唐詩)』에 시 6수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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