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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江樓書懷(강루서회)

漢詩工夫(241218)

by 금삿갓

江樓書懷(강루서회) / 강가 누각에서 감회를 쓰다

- 趙嘏(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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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上江樓思悄然

독상강루사초연

●●○○●●◎

홀로 강 누각에 오르니 생각은 쓸쓸하고


月光如水水如天

월광여수수여천

●○○●●○◎

달빛은 물과 같고 물빛은 하늘과 같네.


同來玩月人何在

동래완월인하재

○○●●○○●

함께 와서 달구경 하던 그 사람 어디에 있나


風景依稀似去年

풍경의희사거년

○●○○●●◎

경치는 희미하게 지난해와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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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江樓(강루) : 강가에 있는 누각.

* 書(서) : 詩(시)를 짓다, 글을 쓰다.

* 悄然(초연) : 의기(意氣)가 떨어져서 기운이 없음.

* 玩月(완월) : 달구경을 함. ‘완(玩)’은 ‘완(翫)’과 같다.

* 依稀(의희) : 희미하고 어렴풋한 모양, 분명하지 않음, 비슷한 모양. 이 시에서는 ‘방불(彷佛)’, ‘완연(宛然)’과 같은 뜻으로 쓰였다. 거의 똑같음.

* 去年(거년) : 지난해, 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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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悄然此句(사초연차구)는 包裏全首(포리전수)하고 神情(신정)이 全在獨上二字內(전재독상이자내)하고 與下同字應(여하동자응)이라. 水天(수천)은 獨上江樓時(독상강루시)에 望見水天一色而獨我一人(망견수천일색이독아일인)이 在此(재차)하니 豈不悄然(기불초연)이리오. 人何在(인하재)는 從今日之獨來(종금일지독래)하야. 忽然而想到吾亦曾同故人(홀연이상도오역증동고인)하야. 來此玩月而人在何處也(래차완월이인재하처야)라. 似去年(사거년)은 人有離合(인유이합)이나 風景則同(풍경즉동)하며, 此水月(차수월)이 同(동)호대 人之心情(인지심정)은 不同(부동)이라.

쓸쓸히 생각한다는 이 구절은 안에 완전한 머리를 포함하고, 정신이 완전히 獨上(독상) 두 글자 안에 있고, 아래의 同(동) 자와 호응한다. 물과 하늘은 홀로 강루에 올랐을 적에 물과 하늘이 같은 색임을 바라보고 유독 나 홀로 여기에 있으니 어찌 초연하지 않겠는가? 人何在(인하재 ; 사람이 어디에 있나)라는 말은, 오늘따라 홀로 오니, 내가 또한 일찍이 친구와 같이 여기에 와서 달구경을 했는데, 그 사람 어디에 있는가라는 생각이 홀연히 난 것이다. 似去年(사거년 ; 지난해와 비슷)은 사람이 헤어지고 만남이 있지만 풍경은 같으며, 이 물과 달이 같지만 사람의 심정은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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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來則歡然(동래즉환연)하고 獨上則悄然故(독상즉초연고)로 視此風景(시차풍경)에 不無小異(불무소이)하야 所以加依稀二字(소이가의희이자)하니 依稀似(의희사)는 猶云不差大槪也(유운불차대개야)라. 倒結出去年二字(도결출거년이자)하니 最有情(최유정)이라. ○ 前詩(전시)는 以去年起(이거년기)하고 此詩(차시)는 以去年結(이거년결)하야. 各極情致(각극정)하고 前從去年(전종거년)하야 到今日(도금일)은 用順推法(용순추법)이오. 此(차)는 從今日(종금일)하야. 轉去年(전거년)은 用逆鎖法(용역쇄법)이니 並臻妙境(병진묘경)이라.

같이 왔으면 기쁘고, 홀로 오르면 쓸쓸하기 때문에 이 풍경을 봄에 작은 다름이 없지 않아 의희 두자를 보탠 까닭이다. 依俙似(의희사 : 어렴풋이)는 대체로 다르지 않다는 말과 같다. 거꾸로 去年(거년) 두 글자를 내어 끝맺었으니 가장 뜻이 있다. ○ 앞의 시는 지난해로 시작했고, 이 시는 지난해로 끝맺어 각각 그 정을 지극히 이루었다. 앞에서 지난해로부터 오늘에 이른 것은 순조롭게 미룬 방법을 이용한 것이요, 여기서는 오늘로부터 지난해로 되돌린 것으로 역으로써 닫아 잠그는 방법을 쓴 것이니, 아울러 묘한 경지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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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趙嘏(조하) : 晩唐(만당)의 시인. 嘏(하)는 本音(본음)이 ‘가’여서 ‘조가’라 하기도 한다. 자는 承祐(승우). 별칭 趙倚樓(조의루). 시집 <渭南集(위남집)> 3권이 있는데, 杜牧(두목)이 이 <위남집>을 보다가 “長笛一聲人倚樓(장젓일성인의루 ; 긴 피리 소리 한 가락에 누대에 기댄 사람)”이란 구절을 보고 그의 별명을 ‘조의루’라 하여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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