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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客有卜居不遂薄遊汧隴因題(객유복거불수박유견롱인제)

漢詩工夫(241218)

by 금삿갓

客有卜居不遂薄遊汧隴因題(객유복거불수박유견롱인제) / 거처를 정하지 못하고 잠시 진롱을 떠도는 객 때문에 짓다.

- 許渾(허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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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燕西飛白日斜

해연서비백일사

●●○○●●◎

바다제비 서쪽으로 날고 해는 기우는데


天門遙望五侯家

천문요망오후가

○○○●●●◎

천문에 서서 다섯 제후의 집을 바라보노라.


樓臺深鎖無人到

누대심쇄무인도

○○○●○○●

누대는 깊이 잠겨 이르는 사람 없는데


落盡東風苐一花

낙진동풍제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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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다 떨어지는 제일화 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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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卜居(복거) : 살 만한 곳을 가려서 정함.

* 不遂(불수) :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아니함. 반신불수(半身不遂).

* 薄遊(박유) : 잠시 여행하는 것.

* 汧隴(견롱) : 지금의 섬서(陝西) 농현(隴縣) 일대 지역. 책에 따라서 秦隴(진롱)이라고 표현된 게 있는데, 중국의 문헌은 모두 汧隴(견롱)으로 표기되어 있다.

* 秦隴(진롱) : 진령(秦嶺)과 농서(隴西) 지역을 줄여서 부르는 말.

* 天門(천문) : 궁궐의 문인데, 황궁을 지칭한다.

* 五侯(오후) : 동한(東漢)의 항제(恒帝) 때에 같은 날 봉한 5명의 관작인 单超(단초), 徐璜(서황), 具瑗(구원), 左悺(좌관), 唐衡(당형)을 말한다. 일설에는 전한(前漢) 성제(成帝) 하평(河平) 2년에 그의 외삼촌 왕담(王潭)과 왕상(王商), 왕립(王立), 왕근(王根), 왕봉(王逢) 등 다섯 사람을 동시에 봉후(封侯)한 것을 말한다. 글에서 권문세가를 지칭한다.

* 苐一花(제일화) : 귀한 꽃을 지칭한다. 일설에는 자목련(紫木蓮)을 이름 한다. 목련은 신이화(辛夷花)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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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차)는 許渾(허혼)이 代客而作也(대객이작야)라. 海燕(해연)은 喩客(유객)이요. 西飛(서비)는 喩客到長安(유객도장안)이요. 白日斜則日晩當尋住處(백일사즉일만당심주처)라. 天門(천문)은 天子都門(천자도문)이니 地高而望遠(지고이망원)이라. 客無房子住(객무방자주)하야. 情況(정황)이 無聊(무료)하야. 乃遙望五侯甲第如雲(내요망오후갑제여운)하고 因作想曰有房子的如此其多而卜居不遂(인작상왈유방자적여차기다복거불수)하니 能無怨恨(능무원한)가. 深鎖則房子道空郤矣(심쇄즉 방자도공각의)니. 不但無人住得(부단무인주득)이라. 卽一到亦是不可得(즉일도역시불가득)이라.

이 시는 허혼이 객을 대신하여 지은 것이다. 海燕(해연 : 바다제비)은 객을 비유한 것이요. 西飛(서비 : 서로 날다)는 객이 장안에 도착한 것을 비유한 것이다. 흰 해가 기울었다면 곧 날이 저물어 마땅히 머물 곳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天門(천문)은 천자도읍의 문이니 지대가 높아 멀리 바라볼 수 있다. 객에게 머무를 방이 없어 정황이 무료하여, 이에 멀리 五侯(오후)의 호화주택이 구름 같은 것을 바라보고, “주택을 소유한 자들이 이와 같이 많은데 살 곳 하나 마음대로 못했으니 원망이 없을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으로 인해서 지었다. 깊이 잠겼다는 것은 곧 방들이 모두 비어 있다는 것이다. 거주하는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곧 한번 이르러 역시 방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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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種花(제일종화)는 花之貴者(화지귀자)니 至落盡而主人不知(지낙진이주인부지)하니 正見得重門深鎖之故也(정견득중문심쇄지고야)라. 此詩(차시)는 許渾(허혼)이 代爲卜居人(대위복거인)하야. 寫寥落(사요락)하고 郤將豪華處(각장호화처)하야. 寫以反形之(사이반형지)라.

제일종화는 꽃의 귀한 것이다. 떨어져 다함에 이르러도 주인이 알지 못하니, 바로 겹문이 깊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안 것이다. 이 시는 허혼이 살 곳을 찾는 사람을 대신하여 쓸쓸하고 적막함을 묘사하였고, 장차 호화로운 곳과 격리하여 그 형세를 반대로 그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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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許渾(허혼) : 晩唐(만당)의 시인. 江蘇省 丹陽(강소성 단양) 사람. 當塗(당도)와 太平(태평) 두 현의 縣令(현령)을 거쳐 潤州 司馬(윤주 사마), 睦州(목주)와 鄭州(정주) 두 州(주)의 刺史(자사)를 지냈다. 潤州의 丁卯橋(정묘교)에 그의 별장이 있어서 시집을 ‘丁卯集(정묘집)’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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