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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折楊柳枝詞(절양류지사)

漢詩工夫(241218)

by 금삿갓

折楊柳枝詞(절양류지사) / 버들가지 꺾으며 부르는 노래

- 段成式(단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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枝枝交影鎖長門

지지교영쇄장문

○○○●●○◎

가지마다 그림자 엇갈리고 장문궁은 잠겼네.


嫩色曾沾雨露恩

눈색증첨우로은

●●○○●●◎

고운 빛 일찍이 우로지은(임금의 은혜)에 흠뻑 젖었네.


鳳輦不來春欲盡

봉연불래춘욕진

●●●○○●●

임금의 수레는 오지 않고 봄은 다하려 하니


空留鶯語到黃昏

공류앵어도황혼

○○○●●○◎

부질없이 꾀꼬리 소리 듣다가 황혼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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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交影(교영) : 그림자가 엇갈리는 모양.

* 長門(장문) : 장문궁의 문.

* 嫩色(눈색) : 아름다운 색. 산뜻한 빛깔.

* 雨露恩(우로은) : 비와 이슬의 은혜 즉 골고루 미치는 임금의 은혜.

* 鳳輦(봉련) : 임금이 타는 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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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차)는 託爲宮人(탁위궁인)하야. 咏柳之詞故(영류지사고)로 曰鎖長門(왈쇄장문)이요. 交影(교영)은 言其密也(언기밀야)라. ○ 柳(류)는 比己之少(비기지소)하고 雨露(우로)는 比君之恩(비군지은)이라. 鳳輦不來春欲盡(봉련불래춘욕진)은 言君不臨幸(언군불임행)하고 又値殘春(우치잔춘)하야. 芳華歇而歲月流(방화헐이세월류)하야. 辜負韶光(고부소광)하니 良可悲也(양가비야)라.

이 시는 궁인을 위해 가탁하여 버들을 읊은 노래이므로 장궁문이 잠겼다고 말한 것이다. 交影(교영 : 그림자가 엇갈리는 것)은 그 은밀함을 말한 것이다. 柳(류 : 버들)는 자신의 젊음을 비유했고, 雨露(우로 : 비와 이슬)는 임금의 은혜를 비유했다. 鳳輦不來春欲盡(봉련불래춘욕진 : 임금의 수레 오지 않고 봄은 다하려는)은 “임금은 행차하지 않고 또 남은 봄에 걸맞게 꽃다운 향기가 다하고 세월이 흘러 봄빛을 등진 것을 허물한다.”는 것을 말하니 참으로 슬퍼할 만하다. * 韶光(소광) : 春光(춘광). 봄 경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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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留鶯語到黃昏(공류앵어도황혼)은 言此鶯語也(언차앵어야)니. 大抵是怨紅愁綠耳(대저시원홍수록이)라. 黃昏私語(황혼사어)를 誰人知道(수인지도)오. 故(고)로 曰空留(왈공류)라. 此盖有不得於君者故(차개유부득어군자고)로 託之宮怨也(탁지궁원야)라. 此(차) 는折楊柳(절양류)로 爲題而上二句(위제이상이구)는 露出楊柳(로출양류)하고 下二句(하이구)는 楊柳(양류)가 隱於裏面耳(은어리면이)라.

부질없이 꾀꼬리 말을 듣느라 황혼에 이른 것은 이 꾀꼬리의 울음을 말한 것이니, 대체로 붉음을 원망하고 푸름을 근심한 것일 뿐이다. 황혼에서의 사사로운 말을 누가 알아줄 것인가? 그러므로 공연히 머물렀다고 한 것이다. 이는 대개 임금의 맘을 얻지 못한 자가 있어서 궁녀의 원망을 가탁한 것이다. 이 시는 버들가지를 꺾음으로 제목을 삼았다. 위 두 구절은 버들이 드러나 있고, 아래 두 구절은 버들이 내면에 숨어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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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段成式(단성식) : 당나라 제주(齊州) 임치(臨淄) 사람. 대대로 형주(荊州)에 살았고, 자는 가고(柯古)다. 단문창(段文昌)의 아들이다. 음보로 교서랑(校書郞)이 되었다. 박학(博學)이라는 영예를 안으면서 연구에 정진하여, 비각(秘閣)의 책은 모두 읽었다고 전한다. 특히 불서(佛書)에 정통했다. 거듭 승진하여 상서랑(尙書郞)이 되고, 길주자사(吉州刺史)와 태상소경(太常少卿) 등을 역임했다. 의종(懿宗) 함통(咸通) 초에 외직으로 나가 강주자사(江州刺史)가 되었다. 사직하고 양양(襄陽)에 살면서 한가롭게 자적(自適)했다. 이상은(李商隱), 온정균(溫庭筠)과 함께 사륙문(四六文)을 잘 지었고, 장주공문(章奏公文)에도 능해 당시 ‘삼십륙체(三十六體)’로 불렸다. 저서에 필기소설집(筆記小說集) 『유양잡조(酉陽雜俎)』 20권과 『속집(續集)』 10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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