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鴈(신안 : 새로온 기러기)은 새로 날아온 기러기다. 汀(정)은 평평한 물가요, 洲(주)는 강 가운데에 있는 육지니 기러기가 서식하는 곳이다. 紅蓼(홍류 : 붉은 여뀌)는 물에 피는 붉은 꽃이다. 기러기가 날 즈음에 붉은 여뀌의 맑은 물결이 한 조각 가을 소리요, 가을의 뜻이니, 이로 인해 느낌이 있어서 생각이 고향에 미친 것이다. 今夜月(금야원 : 오늘 밤 달)은 이 저무는 하늘로 인하여 밤 달이 있게 된 것이고, 달을 봄으로 인하여 고향을 생각했으며, 고향을 생각함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나를 생각할 것이다.
在江樓(재강루 : 강루에 있음)의 幾人(기인 : 몇 사람)은 정해진 말이 아니다. 강루는 수국과 비슷한데, 꼭 강루라고 말한 것은 강가 누각의 머리에서 달을 대하니 반드시 먼 곳을 생각하는 회한이 많을 것이라는 말이다. 위 두 구절은 가을 기러기와 붉은 여뀌를 보고 고향 생각을 일으킨 말이니, 觸目生愁(촉목생수 : 눈으로 보니 근심이 생김)라고 말할 만하다. 아래 두 구절은 나의 고향생각뿐만 아니라 고향에서 나를 생각하는 몇 사람을 강가의 누각에서 달을 마주 대하듯 회상한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 두순학(杜荀鶴, 846~904) : 당나라의 시인으로, 자는 언지(彦之)이다. 일설에 의하면 두목(杜牧)이 지주(池州) 군수로 있을 때 첩에게서 태어난 자식이라고 한다. 그는 술과 산수를 좋아했고 거문고에도 능했으며, 구화산(九華山)에 살아 구화산인(九華山人)이라고 자칭했다. 그의 시는 황소(黃巢)의 난(亂)을 전후로 한 백성들의 참상을 그린 사회시, 평이하고 담담한 서정시, 비교적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궁사시(宮詞詩) 등으로 구분되는데, 평탄하다는 평가와 저속(低俗)하다는 평가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