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마치 Aug 30. 2022

우주를 건너 찾아낸 답은 '사랑'이야.

영화 <인터스텔라>


 





  때마다 좋은 영화는,  때마다 울림을 주는 장면이 바뀐다.  말인 , 모든 대사와 장면이 버릴  없을 만큼 좋다는  아닐까. 영화 <인터스텔라>  그렇다.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를 묘사한 시각적 아름다움과, 차원을 넘나드는 이야기로 방대하게 짜여져 2시간 반이 넘는 러닝타임 내내 눈과 귀가 집중한다.   시간 동안 우주 이야기를 하는  같지만 <인터스텔라> 진짜 이야기는 '사랑'이다. 가족의 사랑, 그리움, 인류애를 포함한 우주적인 사랑.







-"이젠 머리가 아닌 심장을 따르고 싶어요. 너무 오랫동안 이론에만 집착해왔죠."

-"당신은 과학자예요."

-"내 말 들어봐요. '사랑'은 우리 인간이 발명한 게 아니지만 관찰이 가능하고 강력하죠. 뭔가 의미가 있을 거예요."

-"모든 사랑엔 의미가 있죠. 사회적 효용, 소속감, 자녀 양육...."

-"죽은 사람을 사랑하는 게 사회적 효용인가요?
 우리 인간은 이해 못 하는 그 무언가를 의미할지도 몰라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고차원의 존재에 대한 증거일지 모른다고요.
 난 10년 동안 못 본 사람을 만나겠다고 먼 우주까지 왔어요. 네, 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르죠.
 '사랑'은 시간을 초월하는 것 중 우리가 알 수 있는 유일한 거예요. 이해는 못 하지만 그래도 믿어보자고요."



  쿠퍼(매튜 맥커너히) 일행은 밀러 행성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 약 23년을 허비한다. 시간의 상대성에 따라 지구에서의 1분이 밀러 행성에선 7년과 같았으므로.

  이들이 우주에  목적은 새로운 행성을 찾는 것이다.   지구는 황폐해져 더이상 인간이   없어졌고, 이들은 남은 인류를 살리고자  터전을 찾아 나섰다.  후보지로 3 곳이 있었다. 밀러, 에드먼즈,  박사가 각각 탐험을 떠난 행성. 물과 유기물이 존재해 생존 가능성이 높았던 밀러의 행성엔 그의 유해뿐,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그곳에서 거대한 파도와 중력을 만난 탓에  손으로 시간만 빼앗긴 것이다. 허탈하지만 지체할 시간도 없었다. 남아있는 에드먼즈와  박사의 행성  어디를  것인지 선택하는 과정에서 쿠퍼와 브랜드( 해서웨이) '이론' '느낌' 두고 대립한다.

  이미 23년을 날렸으니 확실한 증거가 있는  박사의 행성으로 가야 한다는 쿠퍼의 말은 타당했다. 에드먼즈를 사랑하던 브랜드는 직감을 따라 가슴이 뛰는 방향으로 향하고 싶었으나 자신의 실수로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기 때문에 더는 고집을 피울  없었다. 결국 이들은 확률과 이론을 따라  박사의 행성으로 출발한다.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는 것도 모른 채.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이들이 밀러 행성에서   분만에 23년을 날려먹었다는 사실에 놀라기 바빴다. 서로의 시간 흐름이 다르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우주로 떠나기  초등학생이던  머피(매켄지 포이, 제시카 차스테인) 우주에 있는 아빠 쿠퍼와 동갑이  . '상대성 이론' 대해 수없이 들어왔지만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놈이라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해서 이를 이해하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 그래서 브랜드의 대사를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시간을 초월하는 유일한 것은 사랑'이라는 말을.


  <인터스텔라> 일곱 번쯤  지금에서야 브랜드가 저런 말을 했는지 인지했다.  광활한 우주 영화의 주제가 과학도, 시간도 아닌 '사랑'이었음을, 영화는 이를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사랑에 대해선 영화 후반부 쿠퍼의 말을 통해서도 다시 강조된다.



사랑이야, 타스.
브랜드가 옳았어.
머피에 대한 나의 사랑, 그게 열쇠야.



 




 쿠퍼의 서사를 바탕으로 가족, 그리고 사랑이란 시공간을 넘어서도 존재할 만큼 위대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웜홀, 블랙홀과 같은 복잡한 과학 이론과 고차원의 상상력을 이해하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지만, '사랑' 알기 전과 후의 감상은 확연히 다르다.


 이제는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지구'에서, '현재'라는 시간을 공유하며 산다는 것에 감사할  있다. 머피와 쿠퍼처럼 우리의 시간이 다르게 흘렀다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시간과 중력이라는 인간의 힘으로    없는 존재에 대한 무력감과 가족을 무려 우주에 보내는 생이별이라니. 가늠할  없이 넓은  우주에서 내가 얼마나 먼지 같은 존재인지 깨달음과 동시에 사랑으로 얽힌  주변 지구인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게 된다.



 임무를 완수하고 우주를 부유하던 쿠퍼를 찾아낸 것도 결국 머피였다. 그 역시 사랑의 힘이었을까. 이제 아빠보다 훨씬 늙어버린 머피는 "부모는 자식이 죽는 걸 지켜볼 필요가 없다"며 짧은 인사를 끝으로 헤어진다. 우주를 넘어 기적처럼 만난 두 사람의 이별이 너무 순식간이라 절망하는 건 오히려 내쪽이었다. 그렇게 빨리 헤어지면서도 두 부녀가 웃을 수 있던 이유 역시 사랑일 것이라 짐작해 볼 뿐.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영화는   문장을 던져 놓았다.  인간은 물과 토양과 공기가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하지만, 아마도 사랑이 있는 곳이라면 우린 어디서든 답을 찾을  있지 않을까. 쿠퍼가 머피에 대한 사랑을 통해 인류를 구했듯,  다른 위기가 와도 '사랑'에서 힌트를 얻을  있을 것이다.

  






<Intersrellar>


이전 11화 행복의 공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