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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마치 Dec 28. 2020

생각해보니 선물을 받기만 했어

영화 <클라우스>




영화 <클라우스>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영화가 찾아왔었다. TV에서 방영해주는 특선영화부터 극장에 때 맞춰 개봉하는 겨울 분위기 영화까지. 올해는 영화관을 가는 것은커녕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즐길 수도 없는지라 아쉬움을 달랠 방법은 딱 하나. 집에서 크리스마스 영화를 보는 것. 





 포스터만 봐도 크리스마스 영화임을 알 수 있는 <클라우스>는 산타클로스의 이야기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우체부가 편지 6000통을 배달하라는 미션을 받고 간 '스미어렌스버그'. 그 멀고 외딴곳은 편지가 아니라 이웃끼리 싸우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날이 없을 정도로 삭막하고 정 없는 곳이다. 그곳에서 만난 장난감 장인 '클라우스'씨와 우체부 '제스퍼'의 크리스마스 기적을 그려낸 따뜻한 영화다. 



 산타마을에서 펼쳐지는 우체부의 좌충우돌 이야기일 줄만 알았는데 영화는 산타클로스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상상력을 동원해 보여준다. 생각해 보니 크리스마스에는 늘 산타클로스가 등장했지 그가 왜 산타가 됐는지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산타도 처음부터 산타가 된 건 아니었을 텐데. 미스터 클라우스는 어떤 인생을 살았기에 매년 선물을 잔뜩 실어 오는 산타가 되었을까. 그 뒷 이야기를 엿보고 나니 마음이 찌릿했다. 이제 다 커버려서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동심이 다시 자라나는 것 같았다. 마법의 산타는 없을지 몰라도 기적의 시작이 된 클라우스 씨에게 고마운 마음이 절로 생긴다. 






 꿈과 희망을 주는 존재도 누구보다 짙은 외로움이 있을 수 있다. 그 점에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이 작품이 그려낸 산타는 다른 이야기처럼 무조건 행복하고 처음부터 '호! 호! 호!' 웃는 산타가 아니어서 어른의 마음도 녹이는지 모른다. 극 중 클라우스 씨를 통해 아픔을 극복하고 또 다른 기쁨을 찾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종종 우리 모두 처음이라고, 엄마가 되는 것도 처음이고 이번 생 사는 것도 처음이라고 다독이는 말들을 하는데 산타도 처음이 있었다는 것은 왜 몰랐을까.  


어떤 것도 당연하게 얻어지는 건 없는데 '크리스마스니까' 산타클로스가 주는 선물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 기적이 생기기까지 우체부 제스퍼와 클라우스의 노력을 보면서 즐길 수 없는 올해의 크리스마스가 더 소중하고 더 안타까웠는지도 모르겠다. 







스미어렌스버그 아이들의 웃음을 되찾아주고,  매년 선물을 기다리는 설렘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준 크리스마스 최고의 콤비 클라우스와 제스퍼 덕분에 따뜻한 성탄을 보낸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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