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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언어로 당신을 부르면 (2)

“이 세상 모든 별의 이름을 당신이라 부른다,당신 나의 우주“

by 최국만

당신이라는 우주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나는 문득,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당신이 대학원 워크숍에 가고

혼자 있던 밤,

북카폐 창문을 통해

무수히 많은 밤하늘의 잔별을 보았습니다.


내 삶 곳곳에 스며 있었습니다.


아침을 깨우던 당신의 손길,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던 당신의 숨결,

매일의 밥상 위,

말없이 쌓여 있던 사랑.


그 모든 것이

나는 미처 알아채지 못한

하나의 은하였습니다.

나는 당신을

작은 사람 하나로 여겼지만

돌아보면

그대는 하나의 세계였고

하나의 시간이며

나의 전 생애였습니다.


우리는 때로 다투기도 했습니다.

큰딸의 유학을 두고 말이 엇갈리기도 했고,

며칠씩 말을 놓은 채,

서로의 등을 향해 누운 적도 있었지요.


그러나 싸움 끝에는 늘,

더 큰 이해가 찾아왔고

침묵의 강을 건넌 후엔

더 깊은 사랑이 피어났습니다.


웃음도,

눈물도,

두려움도,

희망도

모두 당신 안에서 피고 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우주의 비밀을 별에서 찾지만

나는 당신의 눈빛 안에서

사랑이란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그대가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길을 잃은 별의 조각이었겠지요.


하지만

당신이 있어

나는 궤도를 돌았고,

이 삶을 살아낼 힘을 얻었습니다.


그대,

당신이라는 우주 안에

나는 지금도 천천히

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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