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절은 겨울이다.
고독하고 씁쓸한, 인생의 마지막을 달리는 기분이다.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는 차가운 날씨 속 살아가는 나. 거센 바람의 힘은 강렬하다. 붙잡고 가려 하는 나의 집을 흔들 다리로 바꿔버리는 것, 그게 어쩌면 겨울이 가진 무서움이다.
추위에도 굳건히 서 있는 나무처럼, 나도 그렇게 버틸 수 있을까? 결과를 확신하지 못하지만 약간의 성공 조미료를 맛본 후, 그 맛을 잊지 못해 겨울에도 눈이 오길 바라며 버틴다. 가끔씩 오는 겨울의 눈은 강렬하다. 흔하지 않은 그날을 기다리며, 아이들은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며 설렌다. 아마 나의 겨울도 눈이 온다면 하고 싶은 게 쌓여 있어 놓지 않고, 그날만을 위해 달리는 것 같다.
봄에 피어나다가 오래 이어지지 못하고 시들어버린 나의 사랑은 가을을 지나, 겨울이 외로움의 끝을 대신 표현해 준다. 추운 겨울에 피는 매화가 되려 했지만, 나의 사랑은 추위를 버틸 만큼 크지 않았다. 계속 반복되는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채 죽어가는 나의 사랑. 진정한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한 채 쓸쓸함 속에서, 외로이 추운 거리를 걷고 있는 뭉쳐졌다가도 금방 흩어져버리는 눈덩이 같은 사람이다.
매섭게 부는 바람은 나한테 쌓인 상처를 드러내는 거 아닐까? 나도 숨겨둔 채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감정. 남들을 귀찮게 하고 한심하게 보일까 걱정하며 스스로를 다그친다. 아직 스스로가 자라나지 못한 나무, 작은 새싹조차 되지 못한 듯한 나 자신. 무능력하고, 그래서 사랑하지 못하는 존재. 이렇게 곪아버린 나의 화는 눈꽃 바람이 되어 나를 찌르고 공격한다.
하지만 겨울은 힘들어 망가져버린 사람들을 품는 계절 아닐까? 강한 바람이 불어 시리고 힘든 날씨를 주지만 가끔씩 눈을 내려주며, 그렇게라도 버티며 살게 만들어주는 계절 같다. 겨울에서의 고통이 다음에 올 봄에 나에게 견뎌내고, 새로움을 찾아갈 힘을 실어 가는 거 같다. 물론 지금 강한 추위를 버티기가 쉽지만은 않다.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아도 묵묵히 지켜주는 나무가 존경스럽다. 나의 미래엔 지금의 겨울을 버티면 훨씬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버겁지만 나의 계절 겨울은 눈 내리는 날이 가득한 눈밭으로 끝내야만 한다.
나의 계절인 겨울 견디기 버겁지만 이 겨울 속에서도 희망이 보인다. 지금 당장은 행복하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다. 패딩을 입고 추위를 견디듯, 쌓인 아픔을 하나씩 쓸어 내다 보면 반드시 행복해질 것이다. 겨울에서의 아픔이 나의 삶 영양분이 되어 앞으로를 도와줄 거라고 믿는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작아지고 움츠러들어버린 지금이지만, 아픔의 눈물을 잉크 삼아 새로운 길을 펼쳐가야겠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한 지금 나의 겨울이다. 꿈과 추억을 통해 밝혀지는 어둠이다. 고통 속에 더 큰 의미가 숨어 나를 도와주는 다른 표현의 방식이라고 믿고 잊지 않을 것이다. 많은 것이 시들어가는 겨울인데 그 시간에도 피어나는 소수의 생명체들이 있다. 대부분이 그러지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만족시키는 삶이 아닌, 소수의 더 빛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고독함과 절망 외로움 속에서 끝맺음을 상징했던 나의 겨울은 예쁜 꽃들이 피어나는 봄과 가까워져 간다. 가슴 아픈 기억들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 더 큰 치료를 위해 꾸준히 달려 나가게 될 나. 어둡고 추웠던 기억이 원수가 아닌 선생님으로 관계가 발전되어 간다.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차갑고 시린 겨울과의 기억 속 흔들리던 내 집도 자리를 잡아간다.
나의 계절은 아직 겨울이지만 눈이 오며 쌓여가고 웃음이 가득해진다. 이제는 새로운 시작을 향해간다. 나에게 아픔과 많은 선물을 줬던 겨울. 이제 그 겨울은 내 인생 주어진 최고의 선물로 기록되어 간다. 화려해진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