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도 초보, 사고도 처음
부모님이 제가 혼자 운전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던건 사고가 났을 때 처리할 줄 모른다는 이유때문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현명한 예측인가요. 분명 사고를 내리라 전제하고 계셨던거니까요) 운전한 차는 아버지 명의였지만 자동차보험에 임시적으로 저를 운전자로 추가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운전석에서 시동을 끄고 멍하게 앉아있는 저 대신 아버지가 차에서 내리셨어요. 트럭과 저희 차 상태를 확인하셨고, 기다려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트럭에 연락처를 남겼습니다. 현장 사진을 찍은 다음 물론 운전대도 아버지가 잡으셨고요.
첫 사고가 인명 피해 없이, 그리고 든든한 보호자들이 함께 있을 때 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운전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지고 있을 때 크게 깨닫게 된 거죠. 언제나 조심하고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말예요. 제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었어요.
자신 없으면 그 자리에서 멈춰야 한다. 그러면 능숙한 다른 운전자들이 알아서 피해주고 돌아가줄거야. 위험한 순간에서 중요한 건 그 상황에서 빠르게 도망가는 속도가 아니라 오래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빠져나오는거야. 운전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사실 그간 숱한 운전의 경험에서 아찔한 순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건 저의 양심상 부정할 수 없어요. 간발의 차이로 살아난거라고 조수석에 탄 어머니가 말하실 때도 있었죠. 그런데 그런 위기의 순간에서 저는 어쨌든 재빠르게 그 지점들을 지나가려 노력했고 실제로 그래왔어요. 물론 어떻게든 빠져나와야 하는 도로 위 절체절명의 사례들도 있겠지만 초보운전인 제가 가져갈만한 방침은 아닙니다. 운전 실력도, 운전에 대한 감각도 계속 부지런히 향상시켜 나가야겠지요. 중요한 건 신중하고 침착하게 엑셀을 밟고 핸들을 돌리는 순간순간의 판단일 거예요.
그러고보면, 확신이 없을 때는 차라리 멈춰야 한다는 조언은 비단 운전에 국한된 가르침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아도 중요한 교훈이예요. 경험이 충분치 않아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때, 무작정 내달리는 것은 이후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인생의 브레이크를 밟고, 주변의 시끄러운 경적에 조급해하기보다 옳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내게 허락하는 것이 필요할 거예요. 삶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속도'의 문제만은 아니니까요.
공업소에서는 차가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기까지 3일이 걸릴 거라고 하네요. 비용은.. 앞으로 한달은 삼각김밥만 사먹어야 하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잘됐죠, 이참에 소식해서 체중 감량도 하고 욕심도 줄이는 마음 수양을 하려고요. 네, 그리고 당분간 운전은 유투브로 대신 연습할게요. 여러분도 언제나 안전운전 하세요! 안전이 최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