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인간관계가 다른가요?

SNS가 이어주는 새로운 인연의 세계와 그 명암

by Limi

온라인의 플렛폼이 다양해지면서 오늘날 사람들과 관개를 맺는 방식 또한 새로워졌어요. SNS의 조상인 싸이월드가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맺어진 인간관계를 더 강화하는 채널이었다면, 페이스북을 거쳐 인스타그램은 온라인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기능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채널이 가지는 각각의 특징이 큰 영향을 미치죠.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온라인 채널 활용의 경험이 많아 익숙해진 젊은 세대일수록 SNS를 통한 새로운 관계맺기에 개방적이고 또 적극적이겠죠.


SNS 열혈 사용자가 아닌 저는 각각의 채널이 특화된 기능(가령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중심의 'Showing'이라면 브런치는 장문의 'Telling'에 적합하고, 블로그나 페이스북은 양편의 기능을 조금씩 절충하여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일 거예요)을 참고하되, 저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이예요(인스타그램에서 꿋꿋하게 장문의 글을 써올리는...) 마찬가지로 이런 채널을 통해 알게되는 익명의 이들과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경계를 많이 했고 조심스러웠죠. 그러나 좋은 사람, 좋은 관계의 경험치가 쌓이면서 보수적이었던 제 태도도 변했어요. 지금은 단지 오프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못 미더워하거나 꺼려하진 않습니다.


SNS를 통해 이어지는 인연은 오프라인에서 맺게 되는 관계와는 다른 형태를 띄는 것 같아요. 나이를 먹게 되면서 저는 갈수록 좁아지고 공고해지는 저의 관계망을 안타까워했거든요. 물론 믿을 만한 소수의 친구를 가진 것이 수백명의 피상적인 지인을 알고 있는 것보다 나은 삶이라고 하지만, 나와 다른 인생을 살아온 타인들을 만나 새로운 자극을 받는 것도 나의 삶을 성숙시키는데 필요하니까요. 즉 한정적인 관계망 자체가 문제라기보단 관계망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게 문제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SNS는 현실에서의 제약을 넘어선 새로운 창구가 되었죠.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 혹은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우연히 만(게시글이나 댓글을 통해) 만나게 되고 말을 나누게 되고 친구가 되기까지 하니까요. 만약 오프라인에서 이런 만남을 만들기 위해선 굉장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서도 매우 낮은 확률에 베팅을 거는 식일 거예요.


물론 이 놀랍고도 손쉬운 관계맺기의 방식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확실히 간편하고 편리하게 맺은 관계는 똑같이 순식간에 쉽게 끊기기도 합니다. 애초에 유연한 형태로 형성된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그럴거예요. 그런 관계는 우리의 친구, 학교 선후배, 회사동료, 하다못해 몇번 만났던 지인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동의된 것들을 지니고 있지 않죠.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책임, 의무 같은 것들을요. 게다가 SNS의 기능은 또 어떻고요. 우리는 몇 번의 클릭으로 상대방을 아예 보이지 않게, 상대방에게 나를 보이지 않게 만들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그것이 SNS 세계의 관계 방식이라고 이해하기엔 제가 너무 오래된 사람일까요? 어떠한 계기로 만났다한들 일단 서로에게 연루된 이상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게 중요하잖아요. 비록 한번도 실제로 본 적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요.


온라인 기사나 SNS 게시글에 달리는 악성댓글도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배려의 감각에 대한 문제일 거예요. 며칠 전 읽은 글 하나가 생각납니다. 온라인에서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이런 가정을 해보라고 제안하더군요. 그 상대방이 지금 자신과 테이블에 마주앉아 있을 때도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건지 말이죠. 공격적이고 비난조의 말을 내뱉거나 대화나 통지조차 없이 별안간 사라지는 잠수를 상대방 앞에서 할 수 있냐고 저자는 묻고 있었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정도는 '내가 그 사람을 실제로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 또는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가까운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는 아니어야 할 것 같아요. 친밀함의 정도나 관계의 역사 같은 조건들과는 무관하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져야 하는 당연한 태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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